동부전선 최전방 GOP(General Out Post·일반전초)에서 지난 21일 밤 총기난사로 5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호국보훈의 달인 6월 토요일 밤에 일어난 비극이어서 더 큰 아픔으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아들과 딸을 군대에 보낸 부모들의 충격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따름이다.
국방부는 22일 동부전선 GOP 총기난사 사건과 관련,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언론브리핑을 갖고 “이번 불의의 사고로 인해 희생된 장병들의 명복을 빌며, 사망자 및 부상자 가족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필요한 모든 지원과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방부의 대국민 사과에 국민들의 분노가 사그라질리 만무하다. 오히려 계속된 군부대 총기난사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정부에 대한 원망이 커지고 있다.
특히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부대인 22사단에서 30년 전에도 유사한 사고가 발생, 15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2012년 ‘노크 귀순’, 2009년 ‘철책 절단’, 1988년 ‘수류탄 투척’ 등 불명예스러운 사고로 기강 해이에 대한 지적도 수차례 받은 것으로 알려져 국방부의 대국민 사과를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이제 정부는 GOP 근무 병력 선발 및 관리와 관련, 보다 엄격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아무리 육군 병력이 감축되면서 GOP 소요 병력 선발 자원이 줄었다고 하지만 이번 사건을 일으킨 임모 병장처럼 ‘관심병사’는 투입하지 말아야 한다.
최전방 관측소인 ‘GP(Guard Post·경계초소)’ 바로 후방에 위치한 GOP 근무 병력은 수류탄과 다량의 실탄을 소지하고 근무하기 때문에 항상 사고 위험성을 안고 있다. 여기에다 소초 단위로 한정적인 공간에서 생활하는 특성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하면 대형 참사가 일어날 가능성도 매우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병력 감축에 대비한 중·장기 계획을 세워 정예 병력을 투입하고 나머지 경계 취약지역은 과학적인 장비로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또 24시간 경계근무로 항상 긴장속에서 생활하는 소초장 및 소초원들에 대한 관리 프로그램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
현재 GOP 근무 병력에 대한 심리상담사가 극히 제한된데다 병사들이 체력을 단련할 수 있는 병영생활관도 갖춰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신적·육체적인 피로도가 높은 병력에 대한 ‘힐링 대책’이 빈약하다는 지적이다.
GOP 근무 군인 선발 및 관리에 대한 철저한 대책 마련을 통해 이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길 거듭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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