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의 오만함에 진저리가 난다. 새정치연합은 지난 6·4지방선거에서 광주광역시장 후보를 전략공천한데 이어 7·30 광주 광산을 보궐선거에서도 후보를 전략공천키로 했다. 그러나 이는 원칙도 기준도 없는 ‘공천폭력’이다. 광주시장 후보공천과정에서도 후유증이 컸지만 결과적으로 당선이 되니까, 또 다시 여론을 무시하고 자기사람을 심기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것이다. 광주시민에 대한 ‘공천테러’라고도 말할 수 있다.
안철수 대표에게 묻고 싶다. 정당한 경선 절차 없이 국회의원 배지 달아주고 싶은 사람을 내려꽂는 것이 그토록 강조하던 ‘새정치’인가? 광주시민의 입장에서 보면 이는 헌정치요 구태정치다. 새정치를 하겠다면서도 못된 악습과 폐해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당의 중진인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을 왜 공천에서 배제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이 난데없이 ‘새인물론’을 꺼내는 것 자체가 정치신의의 포기이며 시민에 대한 기만이다.
지난 광주시장 선거에서도 지역주민들의 뜻을 왜곡하면서 ‘윤장현 후보 시장만들기’에 앞장 섰던 새정치연합 소속 지역 국회의원들은 이번에도 침묵하고 있다. 참으로 비겁한 모습들이다. 당 지도부에 밉게 보이면 당장 차기 공천에서 불이익을 받을까봐 몸을 사리고 있는 데, 저런 인물들이 시민들의 대표라는 사실이 부끄러울 뿐이다. 당 지도부의 부당한 처사에 맞서지 않으면 그들도 언젠가는 팽(烹)당하는 처지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광주시민 역시 생각을 바꿔야 한다. 언제까지 새정치연합의 족쇄에 매어 살수는 없다. 새정치연합을 건강하게 바꿀 수 있는 힘은 유권자들만이 가지고 있다. 특히 광주시민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부고위직 인사와 예산 불균형 등 각종 소외에 시달리고 있는 호남의 입장에서는 수권이 가능한 야당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경쟁력 있는 야당을 만들기 위해서는 잘못에 대한 호된 질책과 견제가 필요하다. 무조건적인 지지는 오히려 독이 된다.
새정치연합은 광산을에 대한 전략공천 방침을 철회해야 한다. 서울 동작을도 마찬가지다. 민주주의 기본은 다수결이고 정당정치의 기본은 경선이다. 이런 기본이념과 기본적인 절차를 깡그리 무시하면서 새정치연합과 지역사회를 분란과 대립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김한길·안철수 대표는 국민 앞에 사과하고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
두 대표는 광주시장 후보를 전략공천함으로써 축제가 돼야할 지방선거를 싸움판으로 만들어버렸다. 이어 이번에 또 지역을 분열 속으로 빠뜨리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광주를 희생양으로 삼아 지역대결 정치를 펼치고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는 광주를 고립시키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정치놀음에 분연히 맞서는, 광주시민들의 각성과 지혜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