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종교적 금도(禁度)의 발언을 했다. 자신의 공천결정에 대한 비판을 하느님(하나님)을 끌어들이면서까지 잘못된 것이라 주장했다는 점에서 매우 신중치 못한 처사다. 개신교와 천주교 등에서 하느님은 완전하면서 무흠무결(無欠無缺)한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안 대표는 자신에 대한 이중 잣대가 하느님께 적용될 경우 하느님도 비판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에 대한 비난이 과도한 것임을 드러내려 했다.
안 대표는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저와 인연이 있는 사람이 최적의 후보일 때는 자기 사람 챙기기라고 하고 인연이 있는 사람이 선정 안 되면 자기 사람도 못챙긴다고 한다. 그런 잣대로 비판한다면 하느님인들 비판받지 않을 방법이 없을 것”이라며 자신의 측근공천을 무산시킨 당 내외의 반발과 비판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안 대표가 개신교와 천주교 등 2천만 신자들이 믿는 하느님을 세상의 공천문제에 연결시키면서 “하느님도 어쩔 수 없었을 것”이라는 식의 막말을 내뱉은 것은 특정종교에 대한 모독이며 교만이다. 하느님을 ‘비판받을 수도 있는 존재’로 여기는 그의 사고는 하느님을 완전무결하며 온 세상의 주관자로 여기는 개신·천주교의 근본적인 교리를 부인하는 것이다.
안 대표는 최측근인 금태섭 전 대변인을 수원정 후보로 공천하려다 당 내부 반발로 무산되자 이날 공개적으로 불만을 토로하면서 이와 같은 발언을 쏟아냈다. 이날 그의 발언에는 금태섭 전 대변인을 공천하려는 자신의 생각이 절대적으로 옳은데도 주변의 반대 때문에 그러질 못했다는 원망과 배신감이 잔뜩 묻어있었다.
그러나 안 대표는 지난 6·4지방선거에서는 광주시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윤장현 후보를 전략 공천했다. 또 김한길 대표와 함께 이번 7·30보궐선거 광산을도 지역주민들의 뜻을 무시하고 전략공천 선거구로 결정했다. 광주시민들의 뜻은 철저히 무시하면서, 측근을 공천하려는 자신의 뜻이 좌절됐다고 해서 하느님까지 들먹이며 자신에 대한 비판을 희석시키려는 모습이 너무도 교만스럽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광산을에 지난 대선 당시 국정원 댓글사건에 대한 경찰수뇌부의 수사외압 의혹을 폭로했던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전략 공천키로 했다. 광주시민의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수사외압의 진실은 차치하고라도 광주에 또 ‘강성’과 ‘배신’의 이미지가 덧씌워진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다. 언제까지 광주가 탐욕에 물든 중앙정치의 희생양이 돼야만 하는지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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