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의 자기합리화, 논리의 비약, 생략을 통한 무조건적인 비판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광산을과 순천·곡성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지원을 위해 광주와 전남을 각각 찾은 김한길·안철수 대표는 15일 ‘전략공천’과 ‘왕의 남자들’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지역주민들에게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김 대표는 이날 권은희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권 후보를 모함해서 상처를 내려는 세력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전략공천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지난 지방선거에서 새로운 시장을 뽑아 광주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고 밝혔다. 광주시장 전략공천이 옳았음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김 대표의 이 같은 발언들은 자기합리화이다. ‘여러 가지 상황’이라는 것은 자신들의 정치셈법에 따른 것이지, 광주시민들의 뜻을 헤아린 것은 아니다. 사욕을 대의로 포장한 교묘한 말장난에 불과하다. 권 후보 전략공천에 대한 설명도 마찬가지다. 주민들의 경선요구보다 자신들이 정한 가치기준이 더 우위에 있다는 교만과 오만함을 엿볼 수 있다.
김 대표는 권후보를 모함하는 직접적인 세력으로 새누리당 사람들을 지목했다. 그러나 지금 권 후보에게 쏟아지고 있는 비난은 그녀가 말을 바꿔 정치에 뛰어들었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는 내부고발을 정치거래의 도구로 삼은 모양새가 되어버려 진정성을 잃어버렸다는 것이지, 그녀 개인에 대한 비난은 아니다. 이런 부분을 무조건 ‘모함’이라 규정하는 것은 왜곡이다.
안철수대표는 서갑원 후보 선거사무실 개소식에서 “순천·보궐선거를 ‘왕의 남자들의 대결’이라고 하나 실제로는 대통령을 왕처럼 모신 새누리당(이정현) 후보와 국민을 왕처럼 모신(노무현) 대통령의 참모였던 서갑원 후보의 대결”이라고 밝혔다. 또 “청와대 실세로 있을 때 핵심 대선공약들이 줄줄이 파기된 것에 대해 먼저 사과하는 것이 도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매우 자의적인 해석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권 출범 후 열린우리당 창당을 통해 정치적 빚을 졌던 호남을 오히려 홀대하고 토사구팽(兎死狗烹)했다. 국민들에게는 어떠했을지 모르지만, 호남인들을 왕처럼 모셨던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노무현 정권시절, 청와대 참모들의 호남홀대와 박대가 극심했다.
자신의 가치를 절대적으로 삼아 주민들의 판단과 요구를 하대(下待)하는 새정치연합 지도부의 태도는 독선에 가깝다. 실상은 그들이 불통이다. 안 대표는 광주에서 두 번이나 자신의 공천혁명 약속을 뒤집은데 대한 사과를 생략하고 있다. 남을 비난하기에 앞서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교언영색(巧言令色)으로 유권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발언도 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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