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의 ‘권은희 카드’가 7·30 보궐 선거판을 흔들고 있다. 권 후보의 재산축소신고 의혹은 새정치연합 전체 후보들에게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새누리당이 과장되게 의혹을 부풀린 측면이 있지만 권 후보 개인은 물론이고 새정치연합과 같은 당 다른 후보들의 도덕성에도 흠집을 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새정치연합의 텃밭인 광산을의 특성상 권 후보는 결국 국회의원 배지를 달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개인적으로는 국회의원이 되는 영광을 누릴지 몰라도, 새누리당이 보궐선거에서 압승을 거두게끔 하는 ‘불효녀’의 노릇을 할 것으로 보인다. 권은희를 통해 정권심판을 하겠다는 새정치연합의 의도와는 정반대되는 결과가 예상된다. 세월호 참사와 인사 실패라는 여권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고전하는 것은 당당한 공천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권은희 파문’을 지켜보면서, 정도(正道)를 벗어난 무리수는 결국 파국을 부른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김한길·안철수 대표는 보궐선거에서 정부 심판론을 확산시키기 위해 권 후보를 전략공천했다. ‘광주의 양심’이라는 말까지 동원하며 권 후보를 이 시대의 아이콘으로 띄우는데 열중했다. 그 와중에 경선을 바라던 광주의 민심은 철저히 무시됐다.
이제 ‘광주의 양심’은 권 후보 남편의 석연치 않은 재산형성과 축소의혹에 빛이 바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 후보들도 비상장주식의 액면가로 재산을 신고했다며 ‘맞불’을 놓고 있다. 그러나 이는 궁색한 변명이고 항의다. ‘다른 사람도 한 것이니까 권은희가 했더라도 이는 잘못이 아니다’는 물귀신 작전은 ‘시대의 양심’ 운운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다.
일부 국민들에게 의롭게 여겨지던 권 후보는 이제 권력과 재산을 모두 거머쥔 평범한 여성으로 전락하고 있다. 각종 의혹제기는 권 후보의 진짜 모습과는 다를 수 있다. 재산문제가 그녀의 진정한 모습을 왜곡시킨 측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이의 진정성은 상황이 바뀌더라도 말을 바꾸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욕심을 쫓아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권 후보의 진정성에는 의심의 여지가 많다. 진솔한 사과와 해명 대신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국면을 돌파하고 있는 새정치연합과 권 후보가 딱해보인다. 새정치연합이 ‘권은희 카드’로 궁지에 몰리고 있는 것은 자업자득이다. 권 후보를 어떻게든 국회에 입성시켜 공격수로 삼겠다는 무리수가 초래한 결과다. 이 과정에서 광주는 중앙정치의 희생양이 됐다. 광주가 다시 또 상처를 입는 모습에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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