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성수기 피해 도심서 피서
여행·연극·영화보며 휴식도

"비싼 돈 들여 어렵게 휴가갈 필요 있나요"
대기업에 다니는 김모(30·여)씨는 올해 여름 휴가를 9월말에 가기로 했다.
7월말부터 8월 중순까지 이어지는 여름 성수기에 휴가를 가려고 보니 드는 비용이나 사람들에게 치여가며 여행을 하기 싫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친구들과 성수기 가격으로 따져 보니 숙박비용만 70만~80만원 가까이 들어 부담이 컸다"며 "성수기를 피하면 휴가비를 줄일 수 있을 것 같아 올해는 해외로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렇듯 긴 불황에 김씨 같은 '알뜰 휴가족'이 늘고 있다.
성수기 높은 물가를 피해 아예 휴가를 미루거나 비용을 줄이기 위해 짧은 피서를 떠나는 등 피서 문화도 바뀌고 있다.
공무원 박모(44)씨도 '알뜰 휴가족' 중 하나다.
매년 가족들과 사나흘 일정으로 휴가를 갔었으나 올해는 당일치기 일정을 짰다.
박씨는 "쥐꼬리 월급가지고는 며칠씩 여행을 떠나기에는 가계 사정이 빠듯하다 보니 거창하게 여름 휴가를 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비용 절약을 위해 가까운 캠핑장으로 가서 텐트를 치고 하루 동안만 쉬다 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여름 휴가를 도심에서 여유롭게 보내려는 이들도 많다.
회사원 오모(39)씨는 "더운 날씨에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피서지에 가봤자 정신없고, 피곤하기만 하다"며 "차라리 솔로 친구들끼리 여유롭게 연극이나 영화를 보고, 박물관 등을 둘러보는 게 훨씬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최근 성수기에 휴가를 가는 이들이 많지만 긴 불황 탓에 허리띠를 졸라매는 알뜰 휴가족이 점차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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