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 없는 질책성 질문·중복 질문으로 시간 허비
일부 의원, 치적쌓기용 장황하게 나열 '빈축'
박홍률 시장, 차분한 어조로 답변 '무난한 데뷔'

전남 목포시의회 10대 의회 개원 후 첫 의원들의 시정 질문이 기대 이하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반면 박홍률 시장은 취임 후 첫 데뷔를 비교적 무난하게 통과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목포시의회는 지난 11일 제316회 정례회(2014년도 제1차 정례회)를 열고 상임위 활동과 행정사무감사에 이어 24일과 25일 본회의에서 집행부에 대한 시정질문을 했다.

하지만 시의회는 대안 마련이나 시정 방향 제시보다는 전임 시장에 대한 질책성 질문과 의원간 중복질문, 개인적인 질문, 의제와 상관없는 엉뚱한 질문 등으로 시간을 허비해 실망감을 주고 있다. 또 일부 의원은 치적쌓기 내용을 장황하게 나열하는 등 전반적으로 수준미달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 24일 열린 시정질문에서 이기정 의원은 느닷없이 박 시장에게 자신이 속한 새정치민주연합에 입당의사를 물어 빈축을 샀다.

이 의원은 정의당 소속의 여인두 의원의 저지에도 아랑곳없이 계속 질문을 던졌다.

이에 박 시장은 "시민의 심판을 받은 자리다. 목포시의 정치발전을 위해서라도 소신껏 일하겠다"면서 "어떠한 입장도 밝힌 적이 없는 정치현안을 가지고 시민들이 혼란에 휩싸이지 않았으면 한다"며 복당설을 일축했다.

박 시장은 최근 나돌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복당설에 대해 일부 언론과 행사장 인사말을 통해 수차례 사실무근임을 밝힌 바 있어 이 의원의 이같은 질문은 전후 사정조차 파악하지 못한 D급 질문이라는 비아냥이 쏟아졌다.

또한 이번 의회에서 미숙한 의회운영이 지적되기도 했다.

이날 질문에서 노경윤 의원의 ‘북항 하수종말처리장 질식사고’에 대한 질문이 시작되자 정영수 의원이 ‘질문 내용이 겹친다’며 시정질문 도중 정회를 요구하는 등 미숙한 의회 운영이 지적되기도 했다.

정 의원은 “먼저 시정질문을 신청했고, 제안서를 냈는데 늦게 신청한 노 의원이 같은 내용으로 먼저 시정 질문을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면서 “의장이 조정을 했어야지 뭘 했느냐”고 거칠게 항의하는 소동이 일어나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25일 열린 시정질문에서도 지나치게 나열된 질문들을 펼쳐 생색내기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김휴환 의원의 경우 지역민원을 장황하게 설명하면서 많은 시간을 질문에 허비했다.

일부 의원들은 굳이 시장답변이 필요하지 않는 사안에 대해서도 시장을 불러내 답변을 요구해 무소속 시장 길들이기라는 비난이 일기도 했다.

반면, 박 시장은 후보자시절 TV토론에서 주제를 매끄럽게 이어가지 못했다는 평을 받았으나 취임 첫 의회 시정답변에서는 현안에 대해 차분하게 설명하는 등 변모된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다.

이번 시의회 시정 질문을 방청한 이모(58·죽교동)씨는 “시장만 바뀌었을 뿐 대부분 의원들이 과거 그 얼굴이어서 특별하게 달라진 게 없다”고 꼬집었다.

이씨는 “의원들 질문내용이 천편일률적이다”며 "재정이 어려운 목포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나 성찰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목포/김정길 기자 kjk@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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