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차량용 블랙박스(EDR)는 교통사고에 있어 사고의 원인을 밝히고 강력사건의 해결에도 실마리를 제공하는 등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 한 연구진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모든 차량에 블랙박스가 장착될 경우 연간 교통사고는 15~30%, 사망자 수는 800~1천600명, 교통사고 비용은 1조5천억~3조원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는데 이렇게 블랙박스의 역할은 그 중요성이 상당한 것이다.
하지만 블랙박스의 장착률은 어느 정도나 될까? 블랙박스 판매업계에서는 버스와 택시의 경우 90%, 승용차는 40%, 영업용 화물차량과 법인차량은 10%대로 전체 장착률은 30% 미민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블랙박스 장착차량에 대해 보험료를 감액해 주고는 있으나 미미한 수준이고, 블랙박스 장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할 듯싶다.
그런데 블랙박스는 장착했지만 어떻게 사용하는지, 관리는 잘 되고 있는지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
얼마 전 하남산업단지 내 신호등이 있는 사거리 교차로에서 차와 차가 부딪히는 교통사고를 처리하면서 블랙박스를 장착한 차량의 운전자는 블랙박스가 있으니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사고 당시 상황이 녹화되지 않아 운전자가 난감해 하는 것을 보았는데, 이렇듯 평소 관리를 소홀히 하게 되면 정상적으로 작동을 하지 않거나 제대로 녹화가 되지 않아 억울해 질 수 있는 일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블랙박스는 어떤 것을 설치하고, 설치 후에는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까? 블랙박스는 해상도와 화각이 가장 중요한데 필자가 교통사고조사 업무를 하면서 느낀 점은 고가의 제품이라고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라는 점이었다. 설치할 때 전문가로부터 사용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들어 숙지를 해야 하고 설치 후에는 정기적으로 녹화가 잘 되고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며 한 달에 두 번 정도는 포맷을 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반드시 필요할 때 그 효용 가치가 높아지는 것이다.
많은 차량에 블랙박스가 장착되어 있으나 여전히 장착률은 미흡한 수준으로 교통사고 예방과 원만한 처리를 위해 블랙박스 장착을 고려해 봐야 하고, 꼭 필요할 때 무용지물이 되지 않도록 평소 블랙박스 관리에 소홀함이 없어야 하겠다.
<한대송·광주광산경찰서 교통조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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