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 학습 부작용 커"vs "반배치 혼란" 우려학교 담당자도 찬반 엇갈려…시교육청 내달 결정

광주시교육청이 일선 중·고등학교 신입생 반배치 고사 폐지를 검토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시교육청은 반배치 고사가 선행학습을 유발하고 사교육비 부담을 가중시키기 때문에 폐지를 검토중이다.
반면 일선학교에서는 신입생 정보가 거의 없는 학생 반배치는 학생지도에도 어려움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26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2015학년도 관내 중고교 신입생 반배치 고사의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반배치 고사는 시험 성적에 따라 중학교와 고등학교 신입생의 학급을 배정하는 시험이다.

성적이 우수하거나 낮은 학생들의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시행 중이다.

현재 중학교의 경우 교감협의회 주도로 4~5개 학교씩 조를 편성해 문제를 출제해 동시에 시험을 보고 있다. 고등학교는 시교육청 주관으로 대부분 반배치 고사를 보고 있다.

일부 중고교는 적성검사나 인성검사로 이를 대체하기도 하며 학교 자체적으로 문제를 출제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이같은 반배치 고사가 ▲선행학습 초래 ▲학생·학부모·교사 부담 가중 ▲사교육비 부담 등을 이유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고 폐지쪽에 무게를 두고 개선안을 마련 중이다.

시교육청은 반배치 고사의 부작용으로 성적 우수학생에게 상품권을 주며 경쟁을 부추기는 학교가 있는가 하면, 일부 시험의 경우 난이도가 너무 높아 학생들이 입학 초기부터 공부에 대한 흥미를 잃게되는 점 등을 들고 있다.

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초등학교 6학년 2학기가 되면 중학교 신입생 반배치 고사 대비를 위한 파행교육이 이뤄지기도 한다"며 "선행학습을 금지하는 공교육 정상화법과 관련해 민원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선학교에서는 반배치 고사의 일부 문제점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순기능도 있는 만큼 폐지보다는 보완·개선하는 쪽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또 반배치 고사는 이미 학교 자율적으로 실시하도록 하고 있는데 실시 여부를 교육청이 강제하지 말고 권장 형태로 학교 결정에 맡겨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특히 고등학교의 경우 중학교 내신 성적을 활용하면 되지만 중학교는 초등학교 졸업생들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는 만큼 이를 무조건 폐지하면 한두개 반에 공부를 잘하거나 못하는 학생들이 몰리는 쏠림 현상이 발생해 일선 학교의 학생 지도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런 까닭에 최근 시교육청에서 열린 반배치 고사 개선 협의회에서도 학교 담당자들간 찬반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회에 참석했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초등학교 6학년 과정이나 중학교 3학년 과정에서 출제하므로 반배치 고사가 직접 선행학습을 유발한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선기능을 유지하자는 목소리도 있으니 찬반 의견을 잘 반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다음달 중으로 관련 사항을 결정해 학교에 통보할 예정이다.
/김명식 기자msk@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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