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전술신호연보존회, 충무공 신호 전달체계 실체 밝혀 '관심'
전술연 복원 광주·전남 지역 축제현장 찾아 수군 작전지시 재연

 

▲ 이순신장군전술연보존회는 지난 9월 여수 문예회관에서 전술연전시회를 열어 이순신 장군이 활용한 각종 신호연을 복원해 선보였다. /이순신장군전술연보존회 제공

올여름 극장가를 뜨겁게 달궜던 영화 '명량'을 계기로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승전 비책이 재조명되며 국민의 관심이 모아졌다.

학익진전법, 울돌목 전투 등 세계 해전사에 길이 남을 이순신 장군의 기발한 작전은 온 국민에게 큰 감동을 줬다.

하지만 임진왜란 당시 장군의 주요 승전비책 가운데 하나였던 '신호 전달체계'는 널리 알려지지 않아 아쉬웠다.

이런 가운데 전남 여수시 이순신전술신호연보존회가 임진왜란 당시 장군의 신호 전달체계의 실체를 밝혀 주목받고 있다.

이순신전술연보존회는 지난 2007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결성한 동우회로 현재 30여명의 회원이 여수를 비롯해 전남 전 지역을 돌면서 이순신장군의 지혜와 수군의 역사를 알리고 있다.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을 모티브로 한 영화 '명량'은 역대 최다인 1천760만명을 모으며 한국영화 흥행 역사를 새롭게 썼다.

김한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명량'은 지난 2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홀에서 열린 제51회 대종상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남우 주연상, 기술상, 기획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했다.

여수시 이순신전술신호연보존회(회장 강용명)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전투상황에서 작전지시 신호체계로 썼던 전술용 신호연을 연구해 지속적으로 시연회를 열고 있다.

신호연보존회는 광주는 물론 전남 목포, 순천, 보성, 곡성 등지의 축제나 행사에 각종 고증을 통해 똑같이 복원된 전술연과 같은 크기와 형식, 방법으로 제작해 임진왜란 당시 수군 작전지시를 재연했다.

또 이들은 시연회를 통해 이순신 장군이 탁월한 지도력과 상상을 초월한 뛰어난 전술로 100전 100승을 거둔 우리민족의 영원한 지도자이자 영웅임을 널리 알리고 민족의 자긍심을 심어 주는데 앞장서고 있다.

전술연은 무선이나 통신수단이 없었던 시절 뱃길로 한나절 이상 걸렸던 진영들 간의 연락체계를 사전 교육을 통해 45개의 그림형상 암호를 연으로 만들어 작전지시를 내리는 획기적인 방법으로 전투를 승리로 이끄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전술연은 연의 크기와 그림 또는 모양에 따라서 해가 뜰 때 공격, 혹은 해가 질 때 등의 시간과 물살 흐름 및 시기에 맞춰 적군의 공격방향까지 세밀하게 작전지시를 내리는 수단으로 이용됐다.

이토록 정교한 수단과 방법을 만들어낸 충무공의 탁월한 전술과 병사들의 용맹스런 정신력 때문에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장군과 우리수군의 전투력이 세계 해군사에서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최근 인천 하늘고 학생들이 이순신장군 전술연에 대한 연구성과를 발표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학생들은 논문에서 이순신 장군이 한산대첩에서 45가지의 통영연을 이용해 모양과 색깔에 각각 다른 명령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각 문양에 따라 암호를 넣어, 의사소통의 중요한 수단은 현대 해군의 깃발 신호 조합 방식과 유사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내고 이를 발표했다.

학생들은 한산대첩과 명량대첩 당시의 조류, 해역의 지형, 조류의 속도와 방향, 풍향과 풍속 등을 기반으로 재현했다. 또 방패연의 운동성, 연의 신호 전달 범위 등을 실제 전쟁 당시 상황에 적용해 해전에서 신호전달 수단으로 적합했음을 증명했다.

여수시도 최근 시민의 날에 맞춰 열린 신호연 시연회에서 '시민 소망 전술연'을 띄워 눈길을 끌었다.

시민들의 소원과 희망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담은 소망 전술연은 시민들의 환호성과 함께 하늘 높이 올랐다.

이순신전술연보존회는 시민들에게 전술비연의 숨은 뜻을 알리고 이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매주 주말과 휴일 이순신광장에서 연을 띄우며 시민과 관광객을 상대로 지속적인 시민운동을 펼치고 있다.

강용명 회장은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당시 사용했던 작전지시 신호방법을 재연해 지역의 중요성과 수군으로 임란을 승리로 이끌었던 우리 조상들의 얼을 빛내겠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여수는 임진왜란 당시 지금의 해군사령부격인 전라좌수영본영으로 이곳에서 출병한 수군들이 통영 등지에서 수많은 전투의 승전보를 올렸다"며 "그런데도 이순신장군하면 통영으로 연결되는 역사인식이 안타깝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청소년 문화행사는 물론이고 각종 행사 등에 적극 참여해 시민들에게 전술비연과 이순신장군의 뜻을 알리고 이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지속적인 시민운동을 이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시연회에는 행사관계자와 때마침 진남관을 찾은 관광객들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며 발걸음을 멈췄다. 관광객들은 전술연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연줄을 잡고 동참해 이순신장군의 나라사랑 정신과 지혜를 되새기는 특별한 여행을 했다.

관광객 이모씨는 "여수에는 이순신장군의 발자취가 새겨진 진남관, 고소대, 충민사, 자당기거지, 타루비 등 장군과 관련된 수많은 유적지가 있어 찾았다"며 "하지만 이들 유적지가 제대로 복원돼 관리되지 않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경태 기자 kkt@namdonews.com
여수/백충화 기자 choong@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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