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복지와 정책의 일관성' vs '적자운영 등 재정 압박 심각'
5개월간 지역내 찬반 갈등 심화…윤 시장 내달 초 최종 결정예정

 

▲ 연간 400억 규모의 광주시 예산이 들어가지만, 교통분담률은 2.7%에 불과해 도시철도 2호선 건설 반대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는 광주도시철도 1호선.

올 하반기 광주광역시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 인 도시철도 2호선 건설 여부가 내달 초면 결정이 난다.

광주 도시철도 2호선은 서구, 남구, 광산구 등을 순환하는 41.9km 길이로 총 사업비 1조9천53억원을 투입, 2016년 하반기에 착공해 2025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윤장현 광주시장이 취임 후 재정 수요 문제 등을 다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재검토 의지를 밝혔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미래 먹거리를 위해 달리는 미래 기관차를 세워놓고 점검해야 한다며 사실상 반대 관점을 고수하고 있다.

▲ 광주시의회 조영표 의장 등 시의원 12명은 지난 25일 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시민의 발인 도시철도 2호선은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광주시의회 조영표 의장 등 상당수 의원과 광주전남지역 건설협회 등은 “시민의 발인 도시철도 2호선은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처럼 재검토에 대해 찬반 논란이 장기화하면서 지역민 간의 갈등과 혼란이 심화하는 등 재검토 취지와 동떨어진 후유증도 적지 않다.

또한 지난 5개월간 TF팀 회의와 TV토론회를 통해 윤 시장은 건설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지만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에 남도일보는 도시철도 2호선 건설에 대한 시민들의 올바른 판단을 위해 찬반측 의견을 종합해봤다.

◇시민의 발, 교통 복지 차원, 원래대로 추진돼야

찬성 측은 도시철도 2호선 자체를 경제적 논리가 아닌 국민들에게 해줄 수 있는 공공서비스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교통복지 수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반대 측이 주장하는 1호선의 실패를 들어 2호선도 실패라고 주장하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이고, 단세포적인 발상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국가기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단계적으로 이미 예산이 집행되고 있는 사업을 재검토하는 것은 ‘신중’이 아니라 무지에서 비롯된 행정력 낭비의 대표적 사례로 언급될 것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장현 시장이 우려하고 있는 재정 문제에 대해서도 도시철도 추진 예산은 광주시의 2014년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반영된 것으로, 재정적 걱정을 전혀 하지 않아도 된다고 반박하고 있다.

2호선은 지방채 규모가 10%로 적고, 현재의 금리도 1호선에 비해 절반 수준인 2.5%로 광주시 재정부담은 감당할 만한 수준이라는 점을 밝히고 있다.

무엇보다도 2호선을 건설하지 않는다 해도 1호선 예상적자와 시내버스 증차비용을 합하면 약 700억원으로 2호선 건설시 1·2호선 예상적자를 합한 750억원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도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즉 모든 사항을 고려해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을 단지 재정적 문제만을 이유로 포기한다는 것은 광주의 미래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맞서고 있다.

대구시, 부산시, 대전시 등 다른 지자체는 정부의 예비타당성 결과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결과로 국비 확보에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시철도를 확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재정 미래 지향적인 곳에 투자해야”

반대 측은 도시철도 2호선 건설에 들어가는 비용과 건설 후 운영에 따른 적자가 발생해 광주시의 재정 문제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특히 도시철도는 쾌속성, 정시성 등 좋은 교통수단이지만, 도시의 교통·재정여건과 필요에 따라 선택해야 될 사안으로 보고 있다.

도시철도를 건설한 대부분의 도시에서 수요 예측보다 실제 수요가 적게 나타난 점을 감안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도 피력하고 있다.

2호선이 개통되면 도시철도로 발생하는 적자액이 1년에 평균 1천억 원에 이르고 2호선에 들어갈 비용을 사회약자를 위한 복지예산이나 지역기업 지원 등 미래 지향적인 곳에 투자하는 것이 더 ‘희망적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2015년 열리는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 7천억 원 가량이 투입됐고, 2019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도 2천억 원 가까이 비용이 들 것으로 전망하면서, 2호선을 추진하면서 군 공항 이전, 교도소 이전, 각종 지역구 현안 사업 등을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다.

윤 시장은 “5년 전, 10년 전 경기가 활성화할 때 계획됐거나 추진됐던 대규모 공사, 행사 등이 이대로 가도 광주는 문제가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재검토하게 됐다"고 재검토 배경을 누차 강조하고 있다.

원점 재검토라고는 하지만 10년여 검토 끝에 결정된 사업을 중단 시킨 만큼 밑바닥에는 사실상 건설반대의 기조를 깔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종 결정 내년 초

광주시는 도시철도 2호선과 관련한 시민의견 수렴을 위해 28일 오후 2시 시청 중회의실에서 광주공동체 시민회의 위원 514인을 대상으로 의견 청취를 겸한 설명회를 개최한다.

이번 광주공동체 시민회의에서 제시된 시민 의견과 그동안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12월 초에 도시철도 2호선에 대한 최종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식 심의기구인 위원회도 아니고 법적 구속력도 없는 시민회의 의견만 묻고 직접 민주주의의 꽃인 광주시의회의 의견은 묻지 않을 경우 갈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윤 시장이 최종 결론을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을 중단하거나 연기하기로 방침을 결정했을 경우에도 당분간 광주지역 사회에서는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노정훈 기자 hun7334@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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