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광주광역시 서구 서창동 백마산에서 서구의원 12명을 비롯, 공무원과 주민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구유지 헐값 매각과 관련, 서구의회 행정사무감사가 진행됐다./김한얼 기자 khu@namdonews.com

백마산 구유지 매각에 인근 주민들 '분통'
자연훼손 등 우려…농지개량사업 의혹도 제기

서구의회 백마산 현장 감사

3일 광주광역시 서구 서창동 백마산에서는 구유지 헐값 매각과 관련, 서구의회 행정사무감사가 진행됐다.

현장 감사는 서구의원 12명을 비롯 인근 마을 주민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논란이 된 부지는 승마장 건축이 진행되면서 숲은 사라지고 황토빛으로 가득했다.

이 자리서 의원들은 동행한 서구청 관계 공무원들에게 헐값 매각 의혹을 다시 한번 추궁했으며, 주민들은 "부모님들이 돈을 들여 가꾼 숲"이라면서 구유지 매각을 비난했다.

◆자연훼손 심각에 마을주민 ‘분통'=현장 감사장을 찾아온 마을 주민들은 한 목소리로 분통을 터트렸다.

우선 산을 깎아 내린 공사에 따른 산사태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한명진(50)씨는 “지난 1989년에 백마산에 산사태로 쓸려 내려와 하수구와 배수시설을 막는 등 마을 전체가 물에 잠긴 적이 있었다”며 “지난 7월에 민원을 한번 제기를 했었는데,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공사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어린 시절부터 보고 자랐던 백마산의 나무들이 베어지는 것에 대해 가슴 아파하는 주민도 있었다.

박종석 서창동 1통장은 “과거 백마산은 민둥산이었지만, 우리 부모님 세대가 자비로 나무를 직접 심는 등 주민들이 울창한 숲을 가꿔왔다"며 “하지만 구청에서는 제대로 된 주민설명회도 거치지 않아 ‘눈뜨고 코 베인 듯’ 나무들이 사라지고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

주민들은 무엇보다 승마장 건설과 배설물로 인한 2차적 피해를 걱정하는 목소리를 많이 냈다.

한 주민은 "승마장 건립으로 악취가 발생하면서 마을 입장에서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밝혔다.

◆우량농지개량  후 용도변경 의혹 제기=승마장 건립 부지 바로 옆에는 우량농지개량 사업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백마산 구유지를 낙찰받은 임모씨가 승마장과 함께 시행중인 사업이다.

농지개량사업은 농기계 이동 통로 및 농수로 확보를 위한 공사로 기존 농지를 개량하는 것을 의미한다.

해당 토지는 비닐하우스 영농을 위한 지역으로 임모씨는 우량농지개량 사업 허가 신청을 지난 6월 16일 한데 이어 10일만인 27일 허가 승인을 받았다.

허가 승인일은 김종식 전 서구청장의 임기 마지막 날로 이날 승마장 건축 허가도 함께 승인됐다. 

이와 관련 우량농지개량사업이 승마장 사업과 연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구의회 이대행 의원은 "농지사업자가 우량농지와 관련 영농자격이 맞는지부터 따져 봐야 한다”며 “승마장 건축 부지 옆 토지가 불법으로 성토된 점을볼 때 승마장과 연계돼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은=서구의회는 현장감사를 토대로 보충행정사무감사를 이어갔다. 보충감사에서는 백마산 헐값 매각 논란 관련 서구청의 허술한 재산관리를 비판하며 향후 계획 및 대책을 논의했다.

이 의원은 사업목적 변경과 위법 여부 파악을 위한 감사원 감사청구를 요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우량농지개량사업에 대해선 농지개량을 빙지한 전용행위가 우려된다면서 진위여부를 요구했다.

이에 장성수 서구청 총무국장은 “업무처리과정에서 잘못된 것은 자체적으로 감사를 하겠다”며 “차후 감사과정에서 한계가 있으면 의회에 보고 드리겠다”고 밝혔다. 
/김한얼 기자 khu@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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