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예상문제와 동일…전남교육청 진상조사

전남 광양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업성취도평가 시험문제가 사설학원으로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0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광양 A초교는 지난 5일 전체 학년을 대상으로 2학기 학업성취도평가를 실시했다.

1∼2학년은 국어와 수학, 3학년은 국어·수학·사회·과학 등 4과목, 고학년인 4∼6학년은 영어를 더해 5과목을 치렀다.

그러나 이 중 3∼6학년 수학문제 25문항이 인근 모 수학학원에서 시험 전날 학생들에게 풀도록 한 예상문제와 동일해 사전유출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이 학원에서는 수강생들에게 A·B형 각각 25문항씩, 50문항을 미리 풀어보도록 했으며, 이 가운데 25문제가 예시문항조차도 똑같이 시험에 출제되면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6학년 여학생이 수학문제를 휴대전화로 촬영해 '카카오톡'에 올린 뒤 담임교사에게 푸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했던 문제까지도 고스란히 시험에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학원 측은 학원생들에게 예상문제를 풀게한 뒤 곧바로 회수했으며, 일부 학년에게는 "문제가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문제지를) 찢으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도교육청과 학교 측은 논란이 일자 곧바로 사실 확인에 나섰다.

학원 측은 이 과정에서 '인터넷에 있는 여러 검색사이트를 통해 예상문제를 뽑았을 뿐이며 정확한 사이트 주소는 알 수 없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국가수준 성취도평가에서 초등이 제외된 뒤 일선의 출제업무 부담을 덜고, 일제고사 폐해를 없애기 위해 시험문제를 2배수로 뽑아 각 학교에 배포했다"며 "문제은행은 '미공개'가 원칙이며, 문제은행이 사설학원으로 흘러들어간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인 만큼 철저한 조사를 펼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도내 다른 학교에서도 유사 사례가 발생했을 개연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전반적인 실태 파악에 나선 상태며, Y초교는 11일 4개 학년 수학과목만 재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김명식 기자 msk@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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