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광주 사랑의 몰래산타

 

▲ '2014 사랑의 몰래산타' 입학식이 지난 13일 오후4시 광주 북구청 대강당에서 열렸다. 사진은 캐롤 '루돌프 사슴코'에 맞춰 율동을 선보이는 몰래산타들의 모습/ 사랑의 몰래산타 광주본부 제공

아름다운 남도 따뜻한 공동체


10년 이상 활동하며 소외된 아이들에 희망 전해
이벤트 진행·선물까지…대학생 등 '자원봉사'

“루돌프 사슴코는~ 매우 반짝이는 코~”

지난 13일 오후 4시 광주 북구청 대강당에서 80여명의 청년들이 캐롤 음악에 맞춰 율동연습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들은 오는 25일 크리스마스를 위해 산타 학교에 입학한 예비 몰래 산타다.

'산타’라는 이름 하나로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기 위해 이날 의기투합했다.

몰래 산타는 크리스마스에 소외된 아이들을 위해 깜짝 산타이벤트와 선물을 나눠주는 봉사활동이다.

자원봉사자 스스로 이벤트 계획을 수립하고, 노래와 율동, 행사 교육 등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가 산타학교다.

비록 10일여간 반짝 활동하는 모임이지만, 매년 300여명 이상의 광주 청년들이 산타를 자처하고 있다.

사랑의 몰래산타 광주본부에 따르면 산타학교는 지난 2004년부터 시작돼 4천여명의 산타들이 거쳐갔다.

이 산타들은 1천300여명의 어린이들에게 희망과 사랑을 전달했다.

김태진 사랑의 몰래산타 광주본부 상임대표는 “10년 전 몰래 산타를 위해 산타학교를 만들었는데, 당일에 눈이 너무 많이 내려 예비산타들이 모일 수 있었을지 미지수였다”며 “하지만 폭설을 뚫고, 아이들의 꿈을 위해 한달음에 달려와 준 250여명의 몰래 산타들이 있어서 지금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회상했다.  

이날은 모인 예비산타들의 첫 대면식이었다.

20대 대학생부터 취업준비생, 30대 직장인까지 다양한 구성원들은 머리를 맞대기 시작했다.

첫 만남은 어색했지만, 이내 아이들을 위한 일념 하나로 열띤 토론이 이어지며 후끈 달아오기도 했다.

마술쇼는 물론, 기타연주, 구연동화, 캐리커쳐, 트리 꾸미기, 선물 증정 등 다양한 이벤트와 이야기들이 오갔다.

연인 최성태(26)씨와 최미나(24)씨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어디로 놀러 가는 것보다 뜻 있는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알아보던 중 버스정류장에 붙어있는 모집 포스터를 보고 지원했다”고 참여 동기를 밝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로 2번째로 몰래 산타에 참여하고 있는 대학생 황준필(25)씨는 “지난해 가정방문 당시 어린이들이 깜짝 이벤트에 놀라면서도 행복해하는 웃음소리가 아직까지도 생생하다”며 “벌써부터 아이들이 웃을 것을 생각하니 설렌다"고 말했다.

사랑의 몰래 산타들이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

우선 산타 활동에 대해서 절대 아이들은 모르게 하는 것이며, 이벤트 전 부모와는 상의를 충분히 거쳐야 한다.

또 선물은 받는 아이나 가족이 부담스럽지 않는 가격이나 선에서 해야 한다.  

김 대표는“규칙은 아이들이 산타에 대한 순수한 동심이 이어지길 바라는 차원에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광주 사랑의 몰래 산타를 위한 산타학교에는 서구 상무2동 주민센터와 광산구 첨단 LC타워에서도 200여명의 청년들이 모였다.
/김한얼 기자 khu@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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