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추천 없어도 임원추천위 강행 "경시처사" 비판
시 "인사 미룰 수 없는 것"…만찬 불참 등 감정싸움

윤장현 광주광역시장과 광주시의회가 시 산하기관 임원 인사권을 놓고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 임원 추천위원회를 강행한 것에 대해 반발하는 의미로 광주시의회가 윤 시장이 주최한 송년 만찬을 거부하는 사태로 이어지는 등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18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시의회는 이날 밤 7시 30분 예정된 시장 초청 송년 만찬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이번 만찬은 연말에 열리는 정례적인 자리로 시정의 두 축인 시와 의회가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설계하는 의미 있는 자리다. 시장을 비롯한 집행부 간부와 시의회 의원 등 모두 56명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광주시의회가 송년 만찬을 보이콧 하면서 발끈한 이유는 최근 진행된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 임용 절차 과정때문이다.

사무처장 임원추천위는 시의회 추천 3명, 시장 추천 2명, 재단이사회 2명 등 총7명으로 구성하게 돼 있지만 시의회추천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4명의 위원만으로 임원추천위원회를 강행한 것.

현재 사무처장 후보로 김윤기 지역문화교류재단 이사와 김종율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 작곡가가 추천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장현 시장은 이번주 중으로 이들 중 한명을 사무처장으로 선임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시의회는 시의회 추천 3명 대신 시민단체 인사 3명을 넣어 강행한 것은 측근 인사 임명을 위한 꼼수 행정이며 시민의 대의기관인 시의회를 무시하고 경시하는 처사라고 강력 비판하고 있다.

심철의 의회 운영위원장은 “시 산하기관 인사는 시민단체 출신 시장이 의회 경시하고 모든 일을 시민단체와 하는 걸로 모양새가 됐다”면서 “일부의원 중에 공식만찬이니 참석하자고 했지만 의장을 비롯해 상임위원장단 거의가 반대해 부득이 만찬을 보이콧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광주시의회는 지난달부터 재단법인 광주시기후변화대응센터장과 광주디자인센터 원장 및 이사, 문화재단 사무처장 임용에 필요한 의회 몫 위원 추천을 하지 않았고 1월중에 진행될 교통문화연수원장 추천에도 참여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당혹스러운 상황이다. 시장이 주최하는 송년만찬까지 보이콧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는 것이다.

광주시 고위 관계자는 “시장님과 시정 운영 철학이 같은 사람과 시정을 꾸려가고 싶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인사를 계속 미룰 수 없어 절차대로 진행한 것이다. 의회를 결코 경시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노정훈 기자 hun7334@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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