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결승서 호주에 1-2 석패

역대 최다 4차례 준우승 신기록

지난달 31일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2015 AFC 아시안컵 결승전 대한민국 대 호주 경기. 슈틸리케 감독이 눈물을 흘리는 손흥민을 끌어안고 있다. /연합뉴스

선수들은 그라운드 위에서 마지막 힘을 짜냈고 감격적인 승부를 만들 뻔 했지만 끝내 55년의 기다림을 채워 줄 결과는 만들지 못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지난달 31일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2015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호주에 2-1로 아쉽게 패배하며 준우승을 거뒀다.

한국은 전반 45분 호주 마시모 루옹고(스윈던타운)에게 선제골을 얻어맞았지만, 후반 46분 손흥민(레버쿠젠)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꽂아 1-1을 만들었다.
그러나 연장 전반 15분에 또다시 호주에게 한골을 허용하며 55년만의 아시안컵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1988년 대회 준우승 이후 27년 만에 아시안컵 결승에 오른 한국은 내심 1960년 제2회 대회에서 마지막으로 맛본 우승의 환호를 55년 만에 재현하고 싶었지만 끝내 한 방이 터지지 않았다.

예선 3경기와 8강, 4강까지 5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던 한국은 전반 45분에 실점, 이번 대회에서 525분 동안 이어온 무실점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준우승한 한국은 역대 아시안컵 최다 준우승(1972년·1980년·1988년·2015년) 기록을 세우는 데 만족해야 했다.

더불어 이번 대회에 나선 태극전사 가운데 유일한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멤버인 차두리(서울)는 호주와의 결승전을 마지막으로 14년 동안 정들었던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호주와의 결승전에 중앙 미드필더 박주호(마인츠)를 왼쪽 날개로 기용하는 파격 전술을 들고 나왔다.

전반이 끝날 무렵 팽팽하던 '영의 행진'은 한국이 호주의 마시모 루옹고에게 선제골을 내주면서 깨졌다.

후반 45분이 지나고 추가 시간 3분이 주어지며 패색이 짙어지는 순간 '해결사' 손흥민의 발끝이 불을 뿜었다. 후방에서 길게 올라온 볼이 한국영을 거쳐 기성용에게 이어졌고, 기성용이 감각적으로 내준 패스를 손흥민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잡아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호주의 골 그물을 흔들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고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손흥민의 득점은 한국 축구의 아시안컵 통산 100호골이었다.

피를 말리는 연장전. 태극전사들은 쥐가 오르는 다리를 부여잡고 연장 혈투를 시작했지만 연장 전반 16분 결승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김진수가 왼쪽 측면에서 호주의 공격수 토미 유리치(웨스턴시드니)에게 돌파당한 뒤 허용한 크로스를 골키퍼 김진현이 몸을 날려 쳐냈지만 2선에 도사리던 트로이시의 발끝에 볼이 걸리면서 결승골이 됐다.

한국은 사력을 다해 남은 시간 동안 공격을 했지만 결국 고개를 숙여야 했다. 55년을 뛰어넘기 위한 도전은 또 멈춰서야 했다.

한편 2006년 오세아니아축구연맹(OFC)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으로 옮겨온 뒤 아시안컵에서 첫 우승한 호주의 공격수 루옹고는 이번 대회에서 2골, 4어시스트를 기록하는 특급활약으로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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