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세균 등 안전기준 느슨한 일반식품으로 유통

영·유아 면역력 약해…"특수용도식품 관리 돼야"

주부 허모(32·동구 동명동)씨는 4개월된 아이에게 최고의 이유식을 먹이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통해 대형마트 등으로 발품을 팔고 있다.

그러나 허 씨는 언제부터인지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하고 있는 이유식에 대해 의문점을 갖기 시작했다.
이런 이유는 영·유아는 성인에 비해 면역력이 약하므로 이유식의 경우 기준이 엄격한 특수용도식품으로 관리되는 것이 바람직한데도 이유식 상당수가 일반식품으로 유통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제조되고 있는 이유식 상당수가 규격·안전기준이 상대적으로 느슨한 일반식품으로 유통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수용도식품은 영·유아, 노약자, 임산부 등의 취약 계층을 위해 제조·가공한 식품을 의미하며, 유식에는 ‘성장기용 조제식’, ‘영·유아용 곡류조제식’, ‘기타 영·유아식’ 등이 포함된다.

26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 중인 이유식 30개 제품을 대상으로 식품유형을 분석한 결과, 영·유아용 특수용도식품이 18개(60%), 일반식품이 12개(40%)였다.

일반식품 12개 제품은 영·유아가 섭취하는 이유식임에도 즉석조리식품, 즉석섭취식품 등으로 분류돼 각각 다른 위생기준이 적용되고 있다. 이들 일반식품의 위생기준을 영·유아용 특수용도식품 기준과 비교해보면 일반세균·대장균군·바실러스 세레우스·엔테로박터 사카자키에 대한 제한기준이 아예 없거나 상대적으로 느슨하다.

소비자원이 조사대상 30개 이유식을 대상으로 미생물 시험을 실시한 결과, 일반식품인 12개 이유식 전 제품은 해당 식품유형의 규격기준에는 적합하지만 영·유아용 특수용도식품 규격기준을 적용하면 이 중 3개 제품이 일반세균·대장균군 기준을 초과해 위생상태가 상대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3개 중 1개 제품은 식중독균인 바실러스 세레우스도 970cfu/g이 검출돼 영·유아용 특수용도식품 규격기준(100cfu/g 이하)을 초과했다.

영·유아용 특수용도식품 이유식 18개 중에는 1개 제품(아이베 ‘퀴노아 시금치 브로콜리 무른죽’)에서만 대장균군이 검출돼 현행 기준을 위반했다.
이렇게 영·유아가 섭취하는 동일한 형태의 이유식이라도 제조업체가 품목 신고 시 어떤 식품유형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관리기준이 다르다보니 실제 위생수준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이유식이 반드시 영·유아용 특수용도식품으로 신고·관리되도록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영·유아 이유식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일반식품으로 판매되는 제품의 관리를 강화하고, 향후 이유식 제품은 영·유아용 특수용도식품으로만 신고·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개선방안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요청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정응래 기자 jer@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