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쇠죽 끓이는 방식으로 소 사육…'부농의 꿈'

▲ 아버지 뒤를 이어 화식으로 소를 키우고 있는 이사무엘씨가 축사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

2천314m² 농장서 100여마리 명품·고급육 생산
일반 사료 TMR과 비교하면 20%정도 비용 절감
전통화식 한우 직매장서 소비자 입맛 사로잡아
<10·장성 동화 믿음농장 이사무엘씨>

일반적으로 동물성 사료를 먹인 소사육농가를 많이 봐왔다. 하지만 전남 장성에는 옛날 방식대로 쇠죽을 끓이듯이 혼합사료를 화식가마에 넣고 끓여 소먹이를 주는 농가가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전남 장성군 동화면 남평리에 자리잡은 믿음농장. 
농림수산식품부의 무항생제 인증을 받은 친환경 축산농장으로 농장주 이사무엘(27)씨는 지난 1982년부터 축산업에 오랜 경험이 많은 아버지 이철환에게 한우사육을 배우고 있다.
현재는 2천314m²(700여평)의 면적에서 무항생제로 키운 암소 100여두를 사육을 하고 있다.
이 곳 믿음농장에서는 볏짚, 사료 등과 함께 섞어 쇠죽을 끓이듯이 현대식 화식기계를 이용해 하루에 두번 소먹이를 만든다.
쇠죽의 재료는 사료작물과 볏짚, 콩비지, 콩깍지, 쌀겨(미강), 호박, 고구마, 우거지 등 농부산물이다.
소에게 쇠죽을 끓여 먹일 경우 바이러스 등 질병 감염이 적은데다 비육기간도 단축돼 고급육우를 생산하는데 큰 장점이 있다.
매일 아침과 저녁 화식을 이용해 소를 사육한다는 것은 열정만 가지고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화식의 장점은 비용면에서 일반 사료인 TMR과 비교해 80% 수준으로 20%정도의 비용이 절감된다.

▲ 어머니 이명자씨와 이사무엘씨가 전통화식한우직매장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오승현 기자 romi0328@namodnews.com

아버지의 이런 화식 옹고집을 이어 이씨도 배가드는 노동력을 들여 정성으로 소를 키우고 있다.
이렇게 생산되는 전통화식한우는 단가도 높게 책정돼 있다. 육질과 맛이 좋다는 점도 있지만 일반 동물성 사료보다 농산부산물을 먹인 화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믿음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전국적으로도 화식으로 소를 키우는 곳은 전북 남원에 있는데 군 자체적으로 지원을 해주고 있으며, 장성에서는 이씨의 농장이 유일하다.
또 담양에서도 화식을 이용해 소를 키우는 곳이 2~3곳 정도에 불과하다.
이씨의 어머니 이명숙씨는 광주광역시 광산구 장덕동에서 전통화식 한우 직매장을 운영하면서 남편과 아들이 정성들여 키운 한우의 참 맛을 판매하고 있다.
큰 아들이 식당의 일을 거들어 주고 있고, 작은 아들은 군대를 제대한 후 농수산대학 축산과를 진학해 아버지 뒤를 잇기 위해 체계적인 고급 축산을 배우고 있다.
사육장의 맞은 편에 어린 송아지들을 방목하기 위해 넓게 초생지 목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씨는 “현재 우사 앞에 넓은 면적에 방목장을 만들어 동물복지와 면역력 증강을 강화시키기 위해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이씨는 “한번에 200두의 소먹이를 끓일 수 있는 화식기계장비라”며 “일반 생사료를 먹이는 농가보다 사료변동에 대한 소들의 스트레스가 심하지 않은 것이 장점이다”고 강조했다.
보통은 소먹이를 변경시키기 위해서는 15~20일 간격으로 조금씩 섞어가면서 변경을 해야 비육과정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화식은 쉽게 섭취할 수 있게끔 여러가지 사료를 함께 끓여서 먹이게 되므로 이러한 염려를 덜게 될 수 있어 결과적으로 20% 정도의 사료값 절감 효과가 있다.
이씨는 “생사료를 주는 농가보다는 훨씬 더 일이 많기 때문에 선뜻 화식을 선택하기가 어렵다”며 “현재 장성에는 믿음농장만이 유일한 화식으로 소를 키우는 축산농가”라고 말했다.
주소=전남 장성군 동화면 본동로 913-14 믿음농장.
연락처=061-392-7870, 010-8253-8009
/오승현 기자 romi0328@namod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