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의 오만하고 안하무인격 해명

남도일보가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KTX 호남선 왕복 8편을 오는 7월 중 구형 열차인 KTX-1으로 교체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보도한데 대해 코레일 측이 "교체검토를 결정한 바 없다"고 해명했다. 코레일 측은 또 KTX 호남선 일부 구간의 승차율이 90%가 넘어 증편운행이 절실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호남선의 승차율은 61.0%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즉, 승차율이 낮으니 증차의 필요성도 없고 당연히 구형열차를 투입할 일도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코레일 측은 "KTX 이용실적과 수요, 가용편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운행횟수를 결정하고 많은 국민들이 KTX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레일 측의 보도해명 내용을 보면서 참으로 오만하다는 느낌을 갖는다. 서울과 나주혁신도시 구간의 이용객이 증가하면서 증편횟수에 대한 이용객들의 요구가 높은데도 전체적인 승차율을 가지고 이를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어서이다.

코레일 측은 본보가 문제를 제기한 ▲일부 구간 승차율 상승에 따른 구형열차 투입가능성 ▲이 경우 서울∼광주구간의 전체적인 운행시간증가 ▲10㎝가량 좁은 좌석 간 간격으로 이용객 불편 우려 ▲잦은 사고로 이용객들의 불안이 큰 호남선 KTX의 안정성 확보 시급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구형열차 투입을 검토하고 있지 않으니 제기한 문제들 역시 대답하거나 언급할 가치가 없다는 태도다.

코레일 측이 국민들의 신뢰를 얻고 더 나아가 호남지역민들의 불만을 적극적으로 해소하려면 이런 식의 고압적이고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얼렁뚱땅식 해명은 당장 중단해야 한다. 주말 서울∼나주 혁신도시 구간의 좌석부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겠다는 계획을 알리고 이용객들의 이해를 구하는 공기업다운 모습을 보이는 것이 타당하다.

코레일 측의 수요예측 잘못을 따지는데 대한 해명은 없이 현재 자신들이 집계한 승차율을 제시하면서 ‘잘못한 것은 없다’는 식의 자세를 나타내는 것도 곤란하다. 코레일 측은 호남선 KTX 안정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에 대해서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어떤 형태로든 이용객과 국민들에게 염려를 안겨 죄송하다는 입장표명이 있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코레일 측은 호남 KTX 열차운행과 관련해 호남선 이용객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 부득이할 경우에는 그에 상응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근본적으로 증편과 함께 신형 KTX를 투입하는 정책결정이 이뤄져야 한다. 해명보도자료 한 장 달랑 보내고 ‘괜한 트집을 잡는다’는 식으로 발뺌하는 코레일의 모습이 보기 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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