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얼마 전 주말 비번일 때 겪었던 일이다. 그날은 이른 아침부터 빗줄기가 매우 거센 날이었다. 동네에 있는 한 초등학교를 지나가고 있는데 학교 운동장에서 조기축구회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세차게 내리는 비를 맞으며 공을 차며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이 비를 맞으면서도 운동을 하고 있네’라며 스쳐 넘겨 버렸지만 조금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리 단순한 문제만은 아닌 듯 싶었다. 비가 많이 와서 운동장이 축축한데도 그 위에서 축구를 하느라 뛰어다니는 바람에 운동장 바닥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축구를 하는 사람들은 그런 사실은 아랑곳 하지도 않고 “비가 와서 시원하고 운동하기 좋다”라며 더욱 축구에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운동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고 자신의 건강을 챙기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이 사용해야할 운동장을 망가뜨려가면서까지 자신의 건강을 챙겨야 하는 것일까? 비가 그치고 수업시간에 여기저기가 움푹 패인 운동장을 사용해야하는 아이들의 기분에 대해서는 과연 안중에나 있었는지 묻고 싶다.

요즘은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너무 자신 위주로만 생각하는 것 같다. 타인을 위한 삶을 살지는 못하더라도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행동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 우리 아이들에게 버릇없다고 나무라기 전에 우리 어른들부터 조금이라도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고형국·전남 담양경찰서 교통관리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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