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실버고객 위한 프리미엄급 아로초’제품 개발

마케팅 회사 생활 청산하고 2012년부터 농사 시작
전남농기원·장성기술센터 전문가 찾아 재배법 익혀

<16.장성 '아로니아인농장' 한상필 대표>

▲ 귀농에 성공한 '아로니아인 농장' 한상필(30) 대표가 자신이 애써 키운 아로니아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

광주에서 장성 남면방향으로 자동차로 10분 정도 달리면 고도가 낮은 산지와 평야를 지나 마치 둔덕처럼 가운데가 솟아 불룩하게 언덕이 진 자풍마을이 나타난다.

이곳에 '아로니아'로 귀농에 성공한 한상필(30) 대표가 운영하는 '아로니아인 농장'이 있다.

아로니아는 유럽과 미국에서는 '블랙초크베리(Black Chokeberry)' , 또는 유럽의 왕족들이 먹었다고 해 '킹스베리'라고도 한다.

꽃과 과일에 안토시아닌과 폴리페놀 등 다양한 기능성 물질이 함유돼 있어 약용열매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고 맛과 색, 향이 좋아 잼, 와인, 쥬스, 차 등으로 가공돼 판매되고 있다.

한 대표는 대학에서 호텔경영을 전공하고, 마케팅 회사에서 2년 동안 근무하다 농사꾼으로 변모를 시도하게 됐다.

한 대표가 농사를 시작한 것은 평소 자연을 벗 삼아 살기를 원했던 꿈을 실천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농업창업 아이템을 찾던 중 최근 건강식품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블루베리와 라즈베리 등 베리류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고 정보를 검색하다가 아로니아를 알게 됐다.

아로니아로 차별화된 가공 제품을 생산하게 되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그는 2012년 직장생활을 청산하고 귀농해 아로니아 농사를 본격적으로 짓기 시작했다.

농사에 대한 경험은 물론이고 기본적인 상식조차 없었던 한 대표에게 아로니아 농사는 도전이고 모험이었다.

▲ 아로니아인 농장 전경

한 대표는 "아로니아가 뛰어난 효능에 비해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작목이다 보니 재배법이 확립돼 있지 않았고, 재배농가가 많지 않아 정보 수집에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또 대부분의 과수와 마찬가지로 경제수령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4∼5년을 기다려야 했기에 자본회전이 느려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생과는 수확 후 3∼4일이 지나면 급속 냉동을 통해 산화·변질을 방지해야 하는데, 첫 수확 후 부주의하게 보관해 상품의 질이 떨어지는 일도 발생했다. 부족한 정보로 처음 도전한 농사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 대표는 문제해결을 위해 인터넷을 통해 아로니아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전남농업기술원과 장성군농업기술센터의 전문가를 찾아 재배법을 익혔다.

여기에다 건강식품의 경우 소비자 신뢰확보를 위해서는 친환경 인증이 필수 조건이라고 생각하고 제초제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재배법도 실천에 옮겼다.

비록 시간과 노동력이 많이 소요되긴 하지만 매주 2~3회 제초 매트와 승용 예초기를 활용해 풀과의 전쟁을 시작했고, 병해충 방제도 친환경 농자재만 실시해 2013년에 무농약 인증을 취득하게 됐다.

한 대표는 아로니아를 재배하게 되면서 단순한 생과 생산에서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고민했다.

그러나 이미 시중에 원액, 파우더, 식초, 잼, 잎차, 액상차, 효소 등 많은 아로니아 제품이 나와 있었고, 매스컴을 통해 건강식품으로 소개돼 화재를 모으고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차별화 시킬 것인지가 관건이었다.

한 대표는 이런 고민 해결을 위해 2014년 전남도농업기술원에서 추진하는 농촌 청년사업가 양성 프로젝트에 ‘아로니아 식초 개발·상품화’란 사업계획을 제출해 대상자로 선정됐다.

한 대표는 농촌 청년사업가 양성프로젝트를 통해 ‘홍초’ 고객인 젊은 여성들과 항암, 아토피 등으로 건강 보조식품을 찾는 고객들을 타깃으로 제품 개발에 돌입했다.

1㏊의 밭에서 제초제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무농약 인증을 받은 아로니아 열매로 직접 가공하고 발효시켜 기존 식초보다 산도가 높은 프리미엄급 아로니아 식초 제품을 출시한 것이다.

또 프리미엄급 홍초라는 의미의 ‘아로초’라는 브랜드도 개발하고 건강과 다양성을 추구하는 소비자 욕구에 맞게 고급스런 디자인과 용기도 개발했다.

이렇게 개발한 ‘아로초’는 온·오프라인을 통해 직거래 방식으로 유통되고 있으며, 건강식품·친환경 식품에 관심이 높은 고객이 많은 생협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 아로초

한 대표는 앞으로 아로니아를 활용한 잼, 액상차, 건조과일 등 추가상품을 개발하고, 희석하지 않고 바로 마실 수 있는(Ready to eat) 음료도 개발할 계획이다.

또 브랜드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품질을 표준화하고, 다양한 가공 제품을 세트화해 상품의 경쟁력을 높여 나갈 예정이다.

특히 단순한 식품개발 보다는 체험학습으로 연계해 생산자와 소비자의 상호 커뮤니티를 통한 농산물의 신뢰도와 인지도도 높여 나갈 계획이다.

한 대표는 “지금은 소규모로 시작했지만, 지역에 틈새 소득작목으로 규모화해 마을 주민의 소득증대에도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주소=전남 장성군 남면 자풍길 13-15
연락처=070-7722-7756, 010-8839-8788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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