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푸드 꾸러미 사업 활성화로 안전한 먹거리 유통 앞장

서울서 귀향…전남농업기술원 청년창업 지원 대상 선정

‘순천만큰들농장’ 농장명·‘철없는 농부’ 브랜드 탄생

차·음료·두부·된장·간장 등 다양한 가공제품 개발 계획

<26·전남 순천시 ‘농업회사법인 順하늘(주)’ 황규만 대표>
 

▲ 농업회사법인 順하늘(주) 황규만 대표가 자신의 캐릭터가 담긴 철없는 농부 브랜드 박스를 보여주며 환하게 웃고 있다./전남농업기술원 제공

최근 음식 트렌드는 로컬(local)이다. 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는 유기농 농산물을 넘어 이제는 얼마나 가까운 곳에서 재배한 과일, 채소, 축산물인가를 따지는 시대가 됐다. 장거리를 이동해 유통되는 농산물은 오랫동안 보존하기 위해 화학물질을 사용할 수 있다. 또 중간에 유통업자가 개입돼 생산자에게 돌아가는 이익은 줄고 소비자가 지불하는 가격은 올라가게 된다. 시대가 변하고 소비자가 똑똑해지는 만큼 농산물 유통방식도 변화된 것이다.

전남 순천에는 이 같은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로컬푸드를 창업아이템으로 선택한 청년사업가가 있다. 주인공은 농업회사법인 順하늘(주) 황규만(41) 대표다.

그가 로컬푸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서울에서 법학대학을 졸업하고 제약회사와 법률사무소에서 근무하면서였다.
 

▲ 농업회사법인 順하늘 대표 브랜드 제품

상경할 때 가졌던 꿈은 바쁜 서울 생활 속에 점점 잊게 되고 다람쥐가 쳇바퀴를 도는 듯한 도시의 샐러리맨 삶을 살고 있는 자신을 어느 순간 바라보며 깊은 회의 빠져 들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고향에 돌아가 좀 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때 그의 눈에 띈 사업이 로컬푸드였다. 고향인 순천을 중심으로 여수, 광양 등 도농통합도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로컬푸드 유통’이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했고, 그는 망설임 없이 창업 아이템으로 선택했다.

로컬푸드 유통사업을 시작하겠다고 내려왔지만 직접 재배할 작물도 선정해야 했다. 2011년 초보농사꾼의 길에 들어선 황 대표는 창업 아이템에 적용할 작목을 찾는 과정에서 지인의 추천으로 곰보배추를 접하게 됐다.

이 작물이라면 후발주자지만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재배는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전문가의 도움이 절실했던 황 대표는 무작정 순천시농업기술센터를 찾았고, 전원생활대학, 친환경농업대학 교육과정을 차례로 이수하게 됐다.

황 대표는 “농업기술센터 교육을 통해 농사에 대한 기본적인 기술을 배울 수 있었다”며 “특히 마케팅 과정을 통해 로컬푸드 유통에 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배우게 돼 귀농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마음에 품었던 사업을 실천하기 위해 2013년 전남도농업기술원에서 추진한 청년창업 지원사업에 응모했다. 순천, 광양, 여수의 도농 통합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70여만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앱, 카페 등 SNS를 활용해 로컬푸드를 유통하겠다는 사업의 차별성을 인정받은 황 대표는 지원 대상자로 선정됐다.
 

▲ 농업회사법인 順하늘(주) 곰보밭 전경

지원사업 대상자로 선정된 동기들과 함께 논의한 끝에 ‘순천만큰들농장’이라는 농장명과 ‘철브랜드 및 포장재 제작농이(철없는 농부)’라는 브랜드를 탄생시켰고,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는 스마트폰앱을 개발하게 됐다.

또 로컬푸드의 원활한 유통을 위해 순천시 귀농귀촌협의회 회원과 친환경농산물 인증을 받은 작목별 생산자 30농가와 함께 안전한 먹거리 생산자 회원조직도 만들었다.

황 대표는 “‘철농이’ 회원에 가입되면 주1회 상품 정보를 제공받게 된다. 소비자의 구매의사에 따라 수요를 확인하고 해당 농산물을 꾸러미 포장한 후 당일 배송한다”며 “회원들의 다양한 수요 충족을 위해 스마트폰 앱을 통해 상품정보를 수신해 소비자가 확인토록 하고 제철과일이나 채소가 포함되도록 매번 새로운 상품을 구성, 토마토 구매고객에게 곰보배추 샘플을 함께 배송해 소비자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곰보배추를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고객 확보를 위해 유동인구가 많은 순천만 생태공원과 인근농장에 홍보센터를 설치하고 제철채소 및 과일을 이용한 시식행사를 진행했다.

이어 시내 주요지역에 현수막을 설치하고 인터넷 카페 운영을 통한 온라인 홍보는 물론 명함, 브로슈어를 제작해 여성단체나 아파트 부녀회에 홍보활동도 전개했다.

아직은 초보단계지만 이와 같은 노력으로 100여명의 회원을 확보, 지난 2013년 매출 3천만원을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는 앞으로 계절별로 우수 고객을 농장에 초청하는 농장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소비자와 SNS 등으로 소통해 2014년에는 회원 1천명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염, 아토피, 알레르기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곰보배추를 1차 농산물 생산중심에서 차, 음료, 제과 뿐 아니라 두부, 된장, 간장 등 다양한 가공제품으로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황 대표는 “로컬푸드 꾸러미 사업이 활성화되면 안전한 먹거리 유통으로 소비자의 식품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고 농산물 유통구조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며 “순천 로컬푸드 유통 사업이 6차 산업을 선도하는 농촌청년사업가 성공모델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주소=전남 순천시 대대동 667-1

연락처=061-741-1420, 010-7573-7477

홈페이지=www.foodsuncheon.co.kr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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