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 수도권, 지방화가 문화전당 성공조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25일 공식 개관했다. 구 전남도청 자리 일대에 들어선 문화전당은 새로운 한류문화의 생산지이자 공연문화의 중심지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문화전당에서 생산되는 각종 예술창작품은 광주뿐만 한국의 문화와 경제를 살찌우는 미래성장 동력으로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가 아시아 문화중심지로 우뚝 서게 될 것이라는 기대도 높다.

그렇지만 아시아문화전당이 광주·전남의 향토문화와 예술을 아시아화, 더 나아가 세계화하는데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있어야 한다. 문화전당의 운영 책임자 대부분이 수도권에서 활동하다 내려온 이들이기에 광주·전남의 전통문화와 예술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지역문화계 인사들을 소홀하게 여기는 분위기 역시 만연해 있다. 따라서 지역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참여를 배제한 채 콘텐츠 및 공연작품이 결정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광주에 있는 문화전당인데도 컨텐츠에는 ‘광주의 문화’가 없다는 지적이 높다. 지역문화계 인사들의 창작여건을 개선시키지 못한 채 수도권 문화계 인사들의 배만 불리게 할 우려가 크다.

문화는 역사의 한 갈래 파생품이다. 국가에서 운영하고 있지만 광주에 위치해 있기에 호남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창작품들이 생산·공연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광주·전남의 어떤 정신을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느냐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호남정신의 큰 줄기인 의(義)와 충(忠)을 큰 테마로 삼아 세계인의 공감을 얻는 작품을 생산할 필요가 높다.

문화전당의 기능은 세계화인 동시에 철저한 지방화이다. ‘우리의 가장 고유한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단순한 명제를 지향점으로 삼아야한다. 문화전당 개관을 기념해 아시아 각국 문화계 인사들을 초청해 세미나를 가진 것도 냉정하게 따져볼 사안이다. 문화전당의 운영방향은 지역문화계 인사들과 우선 논의해야할 사안이지 외국인들에게 물어볼 일은 아니다.

문화전당은 우선 이 지역의 문화 인사들에게 창작과 공연의 요람 역할을 해야 한다. 비대해질 대로 비대해진 수도권 문화권력층의 문화이익 독점수단이나 자리차지하기 수단이 돼서는 곤란하다. 정식개관 전, 문화전당은 폐쇄적이면서도 권위주의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았다. 성공적인 문화전당 운영을 위해서는 책임자들의 포용력과 겸손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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