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통으로 변한 헌옷수거함

<고형국·전남 담양경찰서 교통관리계>

며칠 전 길을 가다 마침 한 아파트 입구에 놓인 헌옷수거함 개봉장면을 목격한 적이 있다. 처음 보는 장면에다 ‘과연 어떤 옷들이 들어있을까’ 하는 호기심에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유심히 쳐다보게 되었다.

그런데 헌옷 수거함 속의 내용물을 바라본 나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수거함 속은 그야말로 잡동사니 창고와 전혀 다를 바 없이 지저분하게 뒤엉켜 있었다. 헌옷수거함이라는 이름대로 그 안에는 우리 이웃들에게 전해줄 옷가지가 들어있어야 할 것인데 이미 사용한 화장지조각에서부터 음료수 캔, 심지어 도저히 신지 못할 정도로 낡은 신발까지 헌옷수거함 입구보다 작다싶은 물건들은 모조리 들어있는 듯 했다.

물론 그 안에는 조금 낡긴 했지만 깨끗하게 세탁된 후 투명 비닐에 밀봉해 누구라도 그 즉시 입어도 될 만한 옷들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일부 비양심적인 사람들로 인해 이런 따뜻한 사람들의 정성까지 덩달아 퇴색되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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