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어업총조사 참여로 농어촌의 미래 설계를

<백만기 호남지방통계청장>
 

극심한 가뭄에도 불구하고 올해 전남지역 쌀농사는 한마디로 대풍이다. 호남지방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올해 전남지역의 쌀생산량은 86만6천톤으로 전년에 비해 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재배면적은 소폭(0.4%) 증가에 그쳤지만 재배면적(10a)당 생산량은 511㎏으로 전년(478㎏)대비 6.9%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이는 예년에 비해 병충해, 태풍 등의 피해가 거의 없는 등 전반적인 기상여건의 호조에 따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6년 만의 최대 풍년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농민들은 이번 풍년이 반갑지만은 않다고 한다. 매년 늘고 있는 쌀 재고량 때문이다. 쌀 소비량은 줄어드는데 재고량이 점점 늘어 쌀값 하락을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최근 쌀값 폭락에 절망한 농민들이 정부의 대책마련을 촉구하며 급기야 거리에 나서기까지 하는 실정이다.

사실 우리나라 농업 문제는 쌀농사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쌀과 같은 전통적인 식량작물에 크게 의존하는 소규모 농가가 대부분인데 이들 농가 경영주들의 고령화로 우리 농촌이 활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도 큰 문제이기도 하다. 게다가 FTA(자유무역협정)체결,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협상 등으로 인한 불가피한 농산물시장 개방의 압력에 노출되어 지속가능한 성장이 크게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비록 현재의 경제적인 규모는 미약하지만 농업은 중요한 국가의 기반산업이며 식량안보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산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현재의 농업에 대해서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농업의 현재는 어떠할까? 막연히 “어렵다”는 것이 아닌 객관적이고 구체적이며 다른 국가와 비교 가능한 우리 농업의 실상을 제대로 살펴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그 해답은 의사가 엑스레이나 CT촬영을 통해 환자의 상태를 진단하듯이 ‘농림어업총조사’라는 과학적인 방법에 의한 진단이 필수라고 생각한다.

현재 2015농림어업 총조사는 지난 1일부터15일까지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조사는 인구주택총조사와 마찬가지로 5년 주기로 통계청이 주관하여 실시하는 대규모 통계조사이다. 이번 조사를 통해 농업, 임업, 어업을 경영하는 전국의 모든 가구를 대상으로 가구와 가구원의 규모, 구조, 분포 및 특성을 파악하게 된다.

이렇게 파악된 조사결과는 우리나라 농림어업의 실태를 살펴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자료로서 읍·면·동 단위까지 세밀하게 보여주는 자료가 된다. 또한 각종 농림수산정책 및 농산어촌 지역 개발계획 수립과 평가에 사용되는 자료로서 활용도 되고 있어 이번 조사결과에 대한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학계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고 할 것이다.

이번에 실시되는 2015 농림어업총조사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농림어업의 환경 및 정책수요를 파악하여 조사에 반영하였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농림어업 경쟁력, 농어촌 삶의 질, 농림어가 이주유형 등을 파악할 수 있도록 조사항목을 신설하였고 또한 지방자치단체에서 요구한 시·군·구별 특성작물 3종을 파악할 수 있도록 조사항목을 추가하였다.

두 번째로는 농림어업총조사 역사상 처음으로 도입되는 인터넷조사 방식이다. 이는 최근 조금씩 늘어나는 젊은 층의 농림어업 경영자들을 겨냥하여 스마트한 조사를 위해 도입되었다. 또한 조사기간중 혹시나 발생할지 모르는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등과 같은 돌발 상황에도 대비할 수 있도록 한 조치이기도 하다.

농림어업인 여러분께서는 이번 조사가 농어촌의 미래설계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국가통계 조사임을 꼭 명심하시고 방문하는 조사원에게 문턱을 낮춰 주시길 당부 드린다. 조사가 마무리되는 15일까지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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