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화재예방 실천은 ‘나부터’

<김종률 광주광역시 광산소방서 현장대응과장>
 

지난해 11월 광주광역시 광산구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대원들이 다급히 현장 출동하는 동안 무전청취를 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때 밖으로 화염이 분출되고 있다는 긴장된 보고가 들어왔다.

급히 현장에 가보니 소방대원들이 분주히 화재진압에 몰두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소방차 주변에서 잔뜩 주눅 든 채 내복만 입고 서있는 사내아이 2명이었다.

직감적으로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와 관계가 있는 것 같아 추위에 떨고 있는 아이들 곁으로 다가가 구급대원이 가져온 모포를 덮어줬다. 몇 마디 말을 나누자 이내 화재가 발생한 사정을 알게 됐다.

예상했던 것처럼 불이 난 집 자녀들이었다. 당시 집안엔 아이들만 있었고 호기심에 성냥으로 신문지에 불을 붙이려 하는 과정에서 옆에 있던 이불로 옮겨 붙어 큰 사고에 이른 것이다. 뒤늦게 부모가 도착해 사고를 수습하려 했지만, 이미 집안은 화마에 큰 상처를 입고 난 뒤였다.

이처럼 화재는 화목했던 가정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불행을 가져온다. 겨울철은 추운 날씨로 인한 난방기구 사용 급증과 여러 가지 전열기구 집합 사용, 담뱃불 취급 부주의 등이 화재의 주요 원인이 되므로 조금만 관심을 갖고 예방한다면 소중한 내 재산을 화재로부터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일선 소방서에서는 겨울철을 맞아 11월을 ‘불조심 강조의 달’로 정해 국민 체감을 높이는 안전 행사를 추진하고, 불조심 예방캠페인과 소방차 퍼레이드를 실시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무엇보다 불조심 생활화를 지켜야 하는 지역민들에게 작은 실천이지만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예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각 가정이나 직장에 소화기를 비치하는 것이다. 소화기 한 대가 소방차 한 대와 맞먹는다고 한다. 소화기는 화재 초기 진압에 요긴하게 쓸 수 있으며, 요사이 웬만하면 1가정 1소화기 정도는 비치하고 있어 사용법만 제대로 숙지한다면 생각보다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가스예방 점검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부주의로 인해 다량의 가스가 누출된 상태에서 점화원이 가해지면 폭발로 이어져 참담한 피해가 부차적으로 발생한다.

따라서 가스를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반드시 중간밸브를 잠그고, 배관 연결부위는 주기적으로 누출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셋째, 전열기구 등 난방기 사용주의 및 관리다. 전기장판은 접히거나 장판 밑으로 전기코드가 지나가지 않도록 한다. 한 콘센트에 여러 플러그를 사용하는 것을 피하고 기구를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항상 플러그를 뽑아 두어야 한다.

넷째, 석유난로는 불이 붙어있는 상태에서 절대 주유하거나 이동해서는 안 된다. 전기난로나 가스난로는 주변 가연물과 충분한 거리를 유지하고 설치하되 난로 주변에서 절대로 세탁물을 건조하지 말고 특히 커튼이나 가연성 물질이 난로에 닿지 않도록 주의한다.

그리고 화기 주변에는 항상 소화기나 모래를 비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어린이만 남겨둔 채 자리를 뜨거나 외출하지 말자. 라이터 등 발화원은 손에 닿지 않게 주의해야 함은 물론이다.

마지막으로 화재 발생시 대피방법을 숙지하도록 한다. 화재로 인한 사망자 중 60% 이상이 화재 발생시 나오는 유독가스와 연기로 인한 질식사이다.

화재 시 수건 등에 물을 적셔 코와 입에 대고 자세를 낮춘 채 벽을 더듬으며 출입구 또는 비상구 방향으로 신속하게 대피하고, 엘리베이터는 전원 차단으로 고립될 수 있으므로 절대 사용하지 말고 계단을 이용 대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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