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시플레이션(fishflation) 대비하자

<정연선 전남도의회 농수산위원회 의원>

피시플레이션(fishflation) 이란 지속적인 물가 상승을 뜻하는 ‘inflation’과 수산물을 뜻하는 ‘fisheries’의 합성어로 수산자원의 부족에 기인한 수산물의 지속적인 가격 상승을 뜻한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 온도 상승과 무차별적인 남획 등으로 바다 어족자원이 점점 고갈되면서 수산자원의 심각한 부족이 피시플레이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오는 2050년 전 세계 인구는 91억명에 이를 전망이다. 중국 등 신흥국가의 소득증가와 수산물 소비의 고도화로 고급 수산물에 대한 수요 폭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UN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중국의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은 지난 1998년도에 11㎏에서 2020년 40.8㎏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인구 13억5천만명이 연간 1㎏만 더 먹어도 무려 135만t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생산되는 수산물 260만t의 50%가 넘는 양이다.

우리나라 수산물 소비는 국민의 생활수순 향상과 웰빙식품 선호에 따라 매년 증가하고 있다. 수산물 자급률은 2000년 이전까지는 100%이상을 유지해 왔으나 2009년에는 78.2%로 감소했다.

이에 반해 수산물 수입량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10년 수산물 수입액은 35억 달러로 수산물 수출액 3배를 넘어서고 있다. 생선의 크기는 작아지는데 가격은 비싸지고 있다.

수산자원의 위기가 우리 식탁까지 이어지고 있다. 수산식량 수급 불균형과 지속적인 가격 상승은 전반적인 국내 소비자 물가 상승을 유발하는 피시플레이션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06년 사이언스지에 의하면 전 세계 어업은 이미 30%가 무너졌고 2048년에는 인류가 먹는 생선이 10%이하로 줄어들 것이라는 충격적인 논문이 발표됐다.

원인은 부분별한 남획과 환경오염으로 인한 바다 생태계 파괴다. 생산성만을 강조한 지난 십수년간의 어업이 바다를 텅 빈 곳간으로 만들었다.

전남도는 바다면적이 2만6천450㎢로 전국 37%, 어장은 16만4천892㏊로 전국 62.2%를 차지하고 있다. 2014년 수산물 생산량도 118만2천t으로 전국 생산량의 45%를 차지한다. 그동안 전남도가 국내 수산물에서도 ‘약무호남시무국가’의 사명감과 자긍심으로 지켜왔다.

이제 수산자원 회복을 위해 전라남도가 선봉장으로 나서야 한다. 해마다 16만여t의 해양쓰레기가 발생하고 있다. 이 중 전남 해역 발생량은 38천t으로 전국 24%를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이 조업 활동으로 인한 폐어구와 어패류 양식장 침적 쓰레기 등이다.

연간 어획량의 10%에 달하는 물고기가 바다 속에 방치된 폐어구에 걸려 죽는다. 지금의 바다는 무한한 식량공급원이 될 수 없다. 이제부터라도 자연친화적인 생분해 어구를 개발하고 보급해야 한다. 또한 고질적인 불법어업 행위와 범칙어획물 유통행위를 강력히 단속해야 한다.

어업인들도 자율적인 어업질서를 확립해 나가야 한다. 우리의 바다가 스스로 회복할 수 있도록 어획량을 제한하고 치어가 충분히 클 수 있도록 기다려 줘야한다. 미래의 어업인을 위해 바다를 풍족한 곳간으로 유지하는 것은 바로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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