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이 초신으로 불리게 된 이유

6·25전쟁 당시 미군이 일본 제작한 지도로 군사작전

장진호전투 생존자들 ‘초신 퓨’(Chosin Few)로 불려
 

장진호 전투를 기리는 기념비 건립 기공식이 지난해 7월 미국 버지니아주 콴티코(Quantico) 소재 미 해병대 박물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장진호 전투 참전 생존 용사 20여명이 참석했다. /자료사진

미국인들이 장진(長津)을 초신(Chosin)이라 부르는 것은 長津의 일본어 독음이 ‘ちょうしん’(초신)이기 때문이다. 6·25전쟁 당시 미군은 한국어로 표기된 지도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일제가 만들었던 지도를 작전용으로 사용했다. 그래서 장진호전투는 미국에서 ‘Chosin Reservoir’전투로 알려져 있다. 이 전투에서 미 해병대 1만5천명 중 4천500명이 목숨을 잃었다. 장진호 전투 희생자는 전체 미군 희생자의 10%정도다.

생존자들은 ‘초신 퓨’(Chosin Few)라 불리운다. ‘장진호 전투에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전우’라는 뜻이다. 초신 퓨들은 영하 30~40도의 혹한 속에서 사투를 벌이느라 모두 극심한 동상을 입었다. 미국 워싱턴 D.C 웨스트 포트맥 공원 안에 있는 한국전 참전기념비 근처에 있는 ‘19인의 용사상‘은 장진호 전투에서 공을 세운 척후병 19명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장진호 전투에서 생존한 미군들은 1980년대만 하더라도 4천여명에 달했으나 현재 생존자는 50명 정도이다.

그 장진호 전투에서 살아남은 노병들은 한국이 자신들을 잊지 않고 있는데 대해 무척 고마워하고 있다. 한국정부가 장진호 전투 노병들을 찾아가 위로하고 감사의 뜻을 표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여 년 전이다. 장진호 노병들은 영화 ’국제시장‘에 등장하는 흥남철수작전 장면을 보면서 감격해했다고 한다. 미국 정부는 장진호전투에서 희생당한 해병1사단 장병을 기리기 위해 오는 7월 버지니아 주 해병대 박물관에서 기념비 제막식(고토리의 별)을 가질 예정이다.

문제는 이 ‘초신’이란 명칭이 현재 미국인들 사이에서 아무런 거리낌 없이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재미동포들까지 그들을 ‘초신 퓨’라 부른다. ‘초신 퓨’가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신문의 명칭도 ‘ChoSin Few’다. 일부 미국인은 자동차 번호판에 ‘ChoSin Few’라고 붙이고 다닌다. 최근에는 미국이 새로 제작한 초계함에 ‘초신 함’이란 명칭을 새겨 넣었고 알래스카 국유림 등에 ‘초신 마운트’라는 명칭을 붙일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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