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겨울이 사라졌다

‘슈퍼엘니뇨 영향’ 작년 12월 평균기온 역대 1위

평년보다 1.9도 높아…지역농가 생산량 감소 ‘울상’
 

광주·전남지역 ‘슈퍼 엘리뇨’로 인해 유례없는 따뜻한 겨울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예년 같으면 전국이 얼어붙는 1월이지만, 이상 기후로 지역 곳곳에서 겨울 모습이 사라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12월 평균기온 역대 1위’=광주·전남지역 지난해 12월 평균기온이 역대 1위를 기록했다. 4일 광주지방기상청이 발표한 ‘2015년 12월 기상특성’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지역 평균기온은 5.8도로 평년(3.9도)보다 1.9도 높았다. 이는 1973년 전국 45개 지점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평균 최저기온도 2도로 평년(영하 0.3도)보다 2.3도 높아 1973년 이래 가장 높았다.

전국 역시 역시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전국 평균기온은 3.5도로 평년(1.5도)보다 2도 높았고, 평균 최저기온도 영하 0.6도로 평년(영하 3.2도)보다 2.6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기상청 관계자는 “작년 12월 평균기온은 역대 1위 기록이고, 11월 평균기온도 역대 3위에 오를 정도로 높았다”며 “이례적으로 따뜻한 날씨”라고 말했다.

◇이상고온에 지역 농가 ‘직격탄’=이런 상황에 지역농가들은 생산량 감소로 어느 때보다 혹독한 겨울을 나고 있다.

전남지역 곶감 농가의 경우 계획 생산량 3천600t의 46%인 1천660t에 불과했다. 이에 전남도는 피해를 본 영세농가를 지원하기 위해 건조장비 700대를 지원하고 도비와 시·군비 5억원을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

시금치 최대 생산지인 신안에서는 전체 재배량의 절반이 뿌리썩음병에 걸려 농민들이 발을 동동 구른다. 신안군의 피해 신고 결과로는 시금치를 재배하는 1천571 가구 중 70.0%인 1천100농가가 피해를 봤다.

◇‘슈퍼 엘니뇨’봄까지 지속=기상청은 겨울 이상고온의 원인을 엘니뇨(적도 부근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 상승 현상)의 영향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 11월과 12월에도 한반도 남쪽으로 따뜻하고 습윤한 공기가 자주 유입됐다. 아침 최저기온이 큰 폭으로 치솟아 평균기온도 크게 오르는 패턴이 빈번하다. 이번 엘니뇨는 평소보다 강력한 ‘슈퍼 엘니뇨’로 불린다. 엘니뇨는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0.5도 올라가는 현상이다. 온도가 2.5도 이상 높아지면 슈퍼 엘니뇨로 분류한다.

무엇보다 겨울철 이상고온 현상은 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이 최근 발표한 ‘3개월 전망’에 따르면 1월 기온은 평년(1.5도)보다 높겠고, 2∼3월 기온은 평년(2월 3도, 3월 7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겠다고 예보됐다.

광주기상청 관계자는 “가장 강력하게 발달했던 1997∼1998년 엘니뇨 이후 올해 엘니뇨는 역대 2위급 강도”라며 “강한 엘니뇨는 점차 약해지겠으나 엘니뇨 상태는 봄철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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