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시가 팔마종합운동장과 전통시장, 공공도서관 주차장 출입구에 차량통제 차단기를 설치한 뒤 활용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어 예산낭비의 전형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팔마종합운동장에 설치된 주차통제 차단기가 주민 민원으로 8개월째 운영을 못하고 있다. 순천/김현수 기자 khs@namdonews.com

순천시 공용주차장 출입차단기 애물단지 ‘전락’

팔마종합운동장·아랫장·역전시장·연향도서관 등 5곳 설치

시민 “운영계획도 없이 마구잡이 설치 후 방치…예산낭비 전형”

전남 순천시 팔마종합운동장과 전통시장, 공용도서관 등에 설치된 공용주차장 출입 차단기가 사용하지도 않고 방치되고 있어 예산 낭비의 전형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26일 순천시에 따르면 시는 장기 주차를 막고 고객의 주차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공용주차장 5곳의 출입구에 차량진입 차단기를 설치해 출입을 통제하며 주차요금을 받기로 했다.

하지만 설치 이후 운영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방치되면서 제 구실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는 2012년 이후 지난해까지 아랫장과 역전시장 2곳, 팔마종합운동장, 연향도서관 등 5곳에 출입 차단기를 설치했다. 전통시장인 아랫장에는 지난 2012년 4천700여만원을 들여 차단기를 설치했지만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주차통제를 하지 않고 방치돼 있다.

요즘은 아예 차단기를 뜯어 요금소 안에다 넣어두는 등 운영을 포기한 상태다. 이러다 보니 100여면의 시장 주차장은 항상 장시간 주차된 차량들로 가득차 있어 고객이 주차하기에는 사실상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주차장 관리부서 관계자는 “시장 주차장 특성상 통제가 어려워 차단기를 다른 곳에 재배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역전시장에 설치된 2곳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차단기 설치이후 통제하는 관리자가 없어 빈 주차공간을 찾아볼 수가 없다.

팔마종합운동장은 지난해 5월께 1억1천600여만원을 들여 주차관제시스템과 요금부스를 설치했지만 이곳 역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곳은 여천공단이나 광양, 보성 등 인근 지역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의 카풀 장소로 활용되면서 체육시설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또한 장기간 주차된 차량들과 인근으로 여행가는 관광객의 관광버스 탑승장소로 이용되면서 다량의 쓰레기가 버려지는 등 부작용이 속출돼 차량통제가 시급한 곳이다.

이 때문에 수년 전부터 차량통제의 여론이 높아 주차통제시스템 도입이 논의됐지만 인근 연향 3지구 주민들의 반대 민원으로 지연되다가 지난해 가까스로 예산이 마련돼 주차통제 시설이 들어섰다. 하지만 또다시 주민들의 민원으로 차량통제 시설이 설치된 지 8개월이 지났지만 운영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연향 3지구 상인들이 평소에도 도로에 빼곡히 주차된 차량들로 골치를 앓고 있는데 팔마종합운동장 차량 통제로 카풀차량들이 모여들 경우 교통마비가 예상된다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향 3지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45)씨는 “매일 차가 도로까지 가득차 있어 영업에 막대한 지장을 주고 있는데 카풀 차량까지 하루내내 장시간 주차할 경우 이곳은 엄청난 교통혼잡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책 마련 후 주차통제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 지역출신 시의원들도 주민들의 민원에 동조해 주차통제를 반대하고 있어 시는 섣불리 시행하지 못하고 난감해 하고 있다.

주변 여건이 여의치 않자 순천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급기야 당초 목적대로 운영이 어렵게 되자 조례안까지 개정하면서 편법 운영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는 당초 낮에 카풀차량과 장기주차를 통제하기 위해 설치했지만 낮에는 개방하고 밤(오후 9시~다음날 오전 10시)에 주차된 차량만 통제해 주차요금을 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럴 경우 당초 취지에 벗어나 체육시설 이용자들의 불편은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향도서관 주차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도서관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2013년에 주차통제 차단기를 설치했다. 하지만 활용하지 못하고 방치되고 있어 110면의 주차장은 항상 차들로 가득차 있어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시민 김모씨는 “순천시가 운영 계획도 없이 주차통제 시설을 마구잡이로 설치한 뒤 방치하고 있어 예산만 낭비한 채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며 “시 관계자들이 골머리만 앓을 것이 아니라 하루 빨리 해결책을 내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순천/김현수 기자 khs@namdonews.com
 

순천 아랫장에 방치된 주차통제 차단기. 최근에는 차단기마저 떼어 버렸다. 순천/김현수 기자 khs@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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