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보행자, 무단횡단이 지름길 아니다

<조창익 광주 서부경찰서 교통안전계>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가 증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단횡단이다. 노인들은 무단횡단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할 뿐 아니라 근력약화로 횡단보도까지 돌아가기를 꺼려 목적지에 최대한 가깝고 빠른 거리로 건너기 위해 자연스럽게 무단횡단을 많이 한다. 폐지를 줍는 노인이 리어카를 끌고 도로를 가로지르는 모습도 종종 보았을 것이다. 또한 시력, 청력 및 상황대처 능력이 젊은 층에 비해 떨어지고 야간이나 새벽에 눈에 잘 띄지 않는 옷차림으로 다녀 운전자 시야에 식별능력을 떨어지게 하는 것도 교통사고의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농촌지역에서 노인 보행자들이 밤이나 새벽길을 걷다가 당하는 교통사고는 대부분 사망사고로 이어진다. 어두운 시골길을 달리는 차들이 대부분 엄청난 과속을 하는데다 운전자가 술을 마시거나 졸음운전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시속 100㎞로 주행하는 자동차는 1초에 약 28m를 진행하게 되므로 0.1초면 2.8m를 진행하게 되는데 반사 신경이 떨어지는 교통약자인 노인 보행자는 이런 차량을 갑자기 만나면 그야말로 속수무책이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노인 보행자 사고의 대부분은 자동차 통행량이 적은 곳 또는 반대로 교통량이 혼잡한 지역 중 자동차가 정체된 곳에서의 무단횡단 중에 발생하게 된다고 한다. 노인 보행자의 경우 일반 성인 보행자에 비해 걸음걸이의 속도가 느리고 보폭의 넓이가 좁다. 하지만 본인은 차량이 오기 전에 건널 수 있다고 생각하고 무단횡단을 시작하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임을 알아야 한다.

노인 보행자는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서 밤에는 밝은 옷을 입고 다니며 거리가 멀어도 반드시 횡단보도로 다녀야 한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 녹색불이 깜빡이면 다음 신호에 건너야 안전하며, 인도에서 걷는 방향은 차를 마주보고 걸어야 하고 좁은 이면도로를 걸을 때에는 가운데가 아닌 끝으로 걸어야 한다. 무단횡단이 지름길이 아님을 다시 한 번 명심해야 하고, 노인 관련 시설 관계자는 이러한 점을 적극 홍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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