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세계 물의 날…더 좋은 물, 더 좋은 영산강

22일 세계 물의 날…더 좋은 물, 더 좋은 영산강

<안영석 K-water 영산강통합물관리센터장>
 

창밖을 내다보니 겨우내 얼어붙은 땅을 부비고 올라와 봄꽃과 미나리가 기지개를 펴고 있다. 물을 온몸 가득 머금고 쑥쑥 자라난 푸른 생명체는 지금이 제철이라는 듯 그 누구보다도 싱싱하게 봄을 알리고 있다. 봄 햇살을 받아 영롱하게 반짝이는 영산강을 내려다보며 문득 스치는 생각이 있다.

3월 22일은 UN에서 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 이날은 물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물 부족에 대한 국제적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매년 UN에서 물관련 주제를 선정하여 기념하는 날이다. 금년 주제는 물과 일자리(Water and jobs). 전 세계 노동자의 절반에 이르는 15억명이 물과 관련되거나 영향을 받는 일을 하고 있지만, 현실은 매 시각 38명이 깨끗한 물과 위생으로 예방가능했을 물 관련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다(UN). 게다가 지구온난화, 사막화로 가뭄은 더욱 가혹하며 광범위하게 발생 중이다. WWC(세계물위원회)는 자연재해로 인한 사망(약 9천800여만명/2015년 한해동안, UNISDR<유엔재난경감국제전략기구>)의 45%가 가뭄과 굶주림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올해는 특히 보령시를 비롯한 충남 서북부지역에 42년만의 극한 가뭄으로 제한급수를 하는 등 48만여명의 주민이 물 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우리 지역 영산강의 경우도 예전에는 타 수계에 비해 강폭이 좁은데다 하상퇴적이 심해 과거 장마나 태풍, 폭우시 빈번한 수해로 인명·재산피해가 큰 강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영산강은 묵은 때를 씻고 달라지고 있다. 더 이상 수자원관리에 취약하고, 쓰레기와 악취로 몸살을 앓았던 무관심 속의 강이 아니다. 영산강의 홍수·가뭄에 대한 방어능력은 몰라보게 호전되었고, 2012년과 2013년 폭우에도 영산강 수위는 1.5m이상 낮아져 유역 내 폭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작년과 올해의 극한 가뭄에도 농공용수 취수는 원활하게 유지되고 있다. 생태환경도 과거에 비해 많이 개선되어 승촌보는 자전거 라이더들이 제법 많이 찾는 명소가 되고 있다.

이제는 한걸음 나아가 질적인 측면에 집중해야 할 때이다. 먼저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의 도요히라강을 소개하고자 한다. 삿포로시 중심부를 흐르는 도요히라강은 일찍이 많은 연어가 회귀하는 강이었지만, 근대화로 인해 수질이 악화되어 한때는 연어가 완전히 사라지기도 했다. 그러자 연어가 회귀하는 강을 만들자는 삿포로 시민들의 노력이 시작되었다. 작게는 천연세제사용, 하천 정화활동부터 폐수 정화시설을 갖추도록 근처 공장들을 설득하고 자발적 참여분위기를 조성하는 일까지 말이다. 수질이 어느정도 개선되자 1979년 강에 연어 치어를 풀어놓았고 기적처럼 이듬해 연어가 회귀하게 된다. 수질개선을 위해 유관기관, 시민 등 전 방위적 노력이 필요함을 알 수있는 사례였다.

K-water 영산강통합물관리센터는 댐-보-하구둑을 연계한 합리적 운영, 조류발생시 조류제거시스템의 운영 등을 통해 영산강의 수량 및 수질개선에 적극적으로 힘을 쓰고 있다. 세계 물의 날 당일에는 전 직원이 승촌보 주변 하천정화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지금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영산강의 수환경을 위해 도요히라강의 사례와 같이 관계기관들과의 유기적인 협력체계 구축은 물론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3월 22일 ‘세계 물의 날’을 맞이하여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깨끗한 영산강을 위해 친환경 세제·비누 사용,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 저감, 강변 쓰레기 안버리기 등 생활 속 작은 실천을 제안해본다. 머지않아 영산강과 승촌보가 아름답고 활기 넘치는 수상레저의 메카가 될 그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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