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4·13 <광주 동구청장 재선거>

亞문화전당·구도심 활성화 적임자는?

더민주 홍진태·국민의당 김성환·무소속 양혜령‘3파전’

공약은 ‘비슷 비슷’…유권자 ‘인물·정당’에 관심 쏠려

국립 아시아문화전당과 구도심 활성화의 적임자를 놓고 광주 동구청장 재선거 후보자들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홍진태 전 광주시 문화정책실장이 표밭을 다지고 있으며, 국민의당에서는 김성환 전 국무총리실 국정과제관리관이 동구청장 적임자임을 자처하고 나섰다. 무소속 양혜령 전 시의원도 후보 등록을 마치고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세 후보들은 모두 구도심 활성화와 아시아문화전당 관련 관광·문화사업 육성, 노인복지 정책 등을 동구의 미래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극심한 도심공동화 현상과 2023년까지 5조3천억원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사업 등 광주 동구에 굵직한 현안들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각 후보들이 대동소이한 공약들을 발표하면서, 유권자들은 정책보다 정당과 인물을 더 따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또 동구청장 후보들이 4·13총선 광주 동남을(획정전 동구) 지역구에 출마하는 각 정당 총선 후보들과 함께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서면서 정당 지지도에 따라 후보들의 입지도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이번 선거는 더민주 홍진태 후보와 국민의당 김성환 후보의 2파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동구에 기반을 둔 무소속 양혜령 후보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홍 후보와 김 후보는 당내 경선에서 각각 임택 시의원과 안재경 전 경찰대학장, 오형근 광주대동고 장학문화재단 이사장 등을 꺾고 본선에 진출했다. 양 후보는 문팔갑 전 화순군의회 의장과 무소속 연대를 통해 무소속 단일 후보로 출마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진태 후보는 전남 강진 출신으로 1987년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뒤 광주시 내무국 계장과 관광과장, 문화정책실장, 투자고용국장, 서구 부구청장 등을 역임했다. 홍 후보는 자신이 정통 행정관료 출신인 점과 동구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점을 내세워 동구청장 적임자임을 자처하고 있다.

또 29일 홍 후보와 당내 경선에서 맞붙었던 임택 시의원을 비롯 동구 현역 지방의원들이 그를 지지하고 나서면서 홍 후보 입장에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격이됐다.

그는 공천이 확정된 직후 “광주시 경제통상국장 시절 남광주시장과 대인시장 시설현대화 사업을 직접 추진하는 등 동구 관련 정책에 깊이 개입했었다”며 “특히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기공식 당시에는 광주시 문화정책의 책임자로서 나름대로 역할을 다했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지금까지 행정을 해왔던사람이고, 잘 할 수 있는 것이 행정이다”면서 “시민들께서 저에게 동구 행정을 맡을 기회를 주신다면 문화와 멋이 깃든 동구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동구 6대 발전 전략으로 ▲도심상권 활성화 및 도심형산업 육성 ▲문화전당 연계 문화예술특구 육성 ▲제2노인복지관 건립 및 노인 일자리 확충 ▲지산유원지 활성화 프로젝트 추진 ▲선교문화벤처 복합타운 조성 ▲월남동 시내버스 회차지 이전 등을 제시했다.

전남 보성 출신인 국민의당 김성환 후보는 지난 26년 동안 중앙부처를 두루 거친 행정 전문가다. 광주 숭일고와 전남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전남도청 사무관을 거쳐 청와대 경제수석실 선임행정관, 국무총리실 의전비서관·국정과제관리관 등을 역임했다.

김 후보의 최대 장점은 역시 오랜 공직 생활과 중앙부처 경력을 통해 쌓은 행정력과 중앙 인맥으로 꼽힌다. 특히 김 후보는 국무총리실 근무 당시 국내 최초의 장애인복지 중장기 대책과 학력차별 방지를 위한 규제완화 정책 등을 직접 기획하고 만들어 동구의 노인과 장애인 등 약자를 대변할 수 있는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김 후보는 또 서울에서 근무하면서도 전남대학교 서울동창회 부회장, 용봉포럼, 전남대총동창회 자문위원, 2015광주국제아트페어 조직위원 등을 지내는 등 지역에 대한 애정도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는 출마의 변을 통해 “지역 발전을 이루려면 제대로 된 계획과 실천을 통해 외부로부터 사람과 자본이 몰려들어야 한다”며 “저 김성환은 오랜 공직경험을 통해 이러한 자본이나 사람을 끌어들일 수 있는 사업기획력과 추진력, 경험과 인맥을 갖췄다”고 말했다. 이어 “동구 발전을 위해 봉사하고자 5년 이상 임기가 남은 공직을 떠나 동구청장에 도전했다”면서 “동구청장으로 만들어 주신다면 잇따른 청장의 낙마로 상처 입은 동구민심을 달래고, 산적한 현안들을 해결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는 동구 발전을 위해 ▲문화산업단지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금남로 대규모광장 설치를 통한 충장로-예술의거리 연결 ▲맞춤형 창업보육특구 조성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거버넌스센터 개설을 통한 지방자치 역량 강화 ▲아시아문화전당 조성사업비 집행으로 문화산업 활성화 ▲아시아청년문화축전 개최 ▲복지분야 면세유 지원 ▲무등산 방공포대 이전과 사유지 국유화·편의시설 확충 등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무소속 양혜령 후보는 지난 13일 국민의당 지도부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국민의당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치과의사이기도 한 양 후보는 제5대 광주광역시의회 문화수도특별위원회 위원장과 전남대 치과대학 총동창회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지난 2007년 4·25 광주시의원 재보궐선거 동구 제1선거구와 2010년 제5회 지방선거 광주시의원 동구 제2선거구, 2012년 12·19 동구청장 재선거에 출마하는 등 동구에 뿌리를 두고 광역의원, 동구청장에 잇따라 도전한 경험이 있다. 이처럼 여러 차례 선거를 치르면서 확보된 양 후보의 지역 지지층이 이번 선거에서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그의 잦은 출마 경력이 되려 약점이 된다는 평가도 있어, 이는 양 후보가 극복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

양 후보는 동구 발전전략으로 7대 핵심정책을 내놓았다. 그는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재개발사업 추진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안전도시 인증 ▲아시아문화전당·도심 주차난 해소 ▲생활쓰레기 재활용시스템 구축 ▲출산·양육 지원 제도를 통한 여성의 사회참여 기회 확대 ▲휴양형 의료관광산업 개척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을 통한 지역 일자리 창출 등을 추진해 동구를 명실상부한 문화·관광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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