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속의 중국 유적, 유커 부르는 촉매제

화순 속의 중국 유적, 유커 부르는 촉매제

<구충곤 전남 화순군수>
 

전남 화순은 중국 관련 유적지가 다양한 고장이다. 정율성 선생 성장터, 화순적벽, 주자묘, 천태산 등이 그것이다.

뿌리정신과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중국인들의 발길을 붙잡을 수 있는 역사·문화자산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014년 7월 서울대 강연에서 한·중 관계 역사 속 우호 인물로 정율성과 주자 등을 거론해 눈길을 끌었다. 일본의 과거사 도발에 대한 양국간의 공조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정율성 선생의 항일정신을 높게 평가하지 않았을까?

정율성은 한손에는 총을 들고 다른 손에는 오선지를 쥐었던 항일 음악전사였다.

능주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정율성은 19세 때인 1933년 형들을 따라 혁명의 땅 중국으로 건너가 항일전사로 활동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중국인민해방군 군가인 ‘팔로군행진곡’과 중국인의 아리랑 격인 ‘연안송’은 그가 작곡한 400여곡의 주옥같은 작품들 중 대표작이다. 중국 3대 혁명 음악가로서 지난 2009년 ‘신중국 창건영웅 100인’에 선정된 이유이기도 하다.

정율성은 4살 때인 1917년부터 1923년까지 6년 동안 화순군 능주면 관영리에서 살았다. 1922년 4월 1일 능주초등학교에 입학해 이듬해 광주로 전학하기까지 어린시절을 능주에서 보냈다.

어린 정율성은 학교 부근에 있었던 신청(神聽·관기들에게 춤과 노래를 가르쳐주는 관청)에서 들리는 노랫소리를 들으며 자랐는데 그의 음악적 천재성은 이 때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능주에는 정율성이 살았던 집터, 음악적 감수성을 키웠던 신청(神廳) 터 등이 남아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생가, 성장지 등 정율성 선생 유적지와 연계된 광주광역시, 남구, 동구와 화순군이 정율성 선생 항일투쟁과 예술정신 계승을 위해 기념사업을 함께 펼치는 등 공동 협력키로 합의했다.

4개 지자체는 남구 양림동과 동구 불로동, 능주면 일원에 남아있는 선생의 삶의 흔적들을 찾아내고 보존하는 일을 하게 될 것이다.

우리 군은 지난 2008년 10월 능주초등학교 개교 100주년을 기념해 학교 후문에 정율성 선생 흉상을 세운데 이어 지난해에는 선생이 당시(1922~1923) 공부하던 교실 모습을 재현했다.

선생이 작곡한 주옥같은 작품의 선율을 들으며 영웅의 발자취를 더듬는 유커들을 만나는 날도 멀지 않았다.

중국 관련 유적지로 화순적벽을 빼놓을 수 없다. 그동안 상수원보호구역이라는 이유로 굳게 닫혀있는 적벽은 30여년만인 지난 2014년 10월 개방됐다.

화순적벽의 비경이 관람객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단숨에 전국의 대표 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조달청과 지역 여행상품을 공동으로 판매하는 업무 협약을 체결, 화순적벽 등을 외지 관광객이 당일에 둘러볼 수 있는 ‘콩닥콩닥 설렘화순’ 여행상품을 출시해 적벽을 찾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갈수록 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이 언급한 주자(朱子, 1130∼1200)는 송나라 때 주자학의 시조다.

주자의 증손인 주잠이 고려 고종(1212년) 때 7명의 학사와 함께 고려로 망명해 신안 주씨의 시조가 되면서 1978년 11월 능주면 천덕리에 주자묘가 건립됐다.

중국에서 건너온 주자 선생의 정신이 조선성리학으로 승화해 우리 국민의 삶의 이념을 결정한 유서 깊은 유적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우리 군은 화순적벽, 정율성, 주자묘, 천태산 등 중국 관련 유적지를 스토리텔링하고 주변 관광지와 연계한 패키지 상품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들 유적지 주변에는 내수면양식단지와 수산식품복합센터 조성사업을 추진, 생산과 판매 체험, 문화 등이 어우러진 6차 산업의 모델로 개발 중이다.

한·중 양국의 문화적 가교 역할을 하게 될 정율성 등 중국 관련 유적지는 13억 중국인들을 화순으로 불러들이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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