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오(端午) 쇠퇴, 모내기 바쁜 시기와 무관치 않아

단오(端午) 쇠퇴, 모내기 바쁜 시기와 무관치 않아
<권혁신 광주지방기상청장>
 

단오(端午)는 음력 5월 5일로 한해 중에 양기가 가장 왕성한 날이라 해 큰 명절로 여겨왔다. 예로부터 단오에는 많은 의례가 행해졌다. 단오의 ‘단(端)’ 자는 첫 번째를 뜻하고, ‘오(午)’ 자는 다섯의 뜻으로 ‘초닷새(初五日)’ 라는 의미를 지닌다.

단오는 더운 여름을 맞이하기 전의 초하(初夏)의 계절이며, 모내기를 끝내고 풍년을 기원하는 기풍제이기도 하다. 단오가 되면 곧 더위가 시작 하므로, 임금이 시종들에게 부채를 하사했던 풍속이 있었다.

민간에서는 이날 몸에 이롭다 하여 창포주를 빚어 마시기도 하였고, 창포를 넣어 삶은 물에 머리를 감아 윤기를 더하게 하는 일도 빼놓지 않았다. 또한, 단오장(端午粧)이라 하여 창포뿌리를 잘라 비녀를 삼아 머리에 꽂기도 하였으며, 양쪽에 붉게 연지를 바르거나 비녀에 수복(壽福)자를 써서 복을 빌기도 하였다.

단오 명절식으로는 수리취떡과 앵두화채가 있다. 수리취는 모양이 보통의 취나물과 같이 장원형이며, 생것은 두드려서 쑥떡에 쑥을 넣는 것과 같이 멥쌀가루와 섞어 떡을 만든다. 이 떡을 수리취떡이라고 한다. 앵두는 여러 과실 중에 가장 먼저 익으며, 단오절이 한창 제철이어서 화채를 만들어 먹는다. 앵두화채는 앵두를 깨끗이 씻고 씨를 빼서 설탕이나 꿀에 재워 두었다가, 먹을 때 오미자 국물에 넣고 잣을 띄워낸다. 이는 단옷날 민가에서 즐겨 만들어 먹던 청량음료였다.

민속놀이로는 그네뛰기와 씨름 등이 있다. 외출을 뜻대로 하지 못했던 부녀자들이 이날만은 밖에서 그네 뛰는 것이 허용되었다고 한다.

현재까지 단오행사가 치러지고 있는 지역으로는 최근 성황리에 마친 영광 법성포 단오제(행사기간 2016년 6월 9일~12일), 강원도 강릉 단오굿 등이 있다. 반면, 우리지역에서는 단오행사가 쇠퇴하였는데, 그 이유는 농사의 종류와 시기 때문이라고 한다. 1모작을 하였던 북쪽에서는 파종을 마치고 단오를 크게 쇨 수 있지만, 2모작이 보급된 남쪽에서는 모내기 준비로 한창 바쁠 때여서 단오를 쇨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단오가 쇠퇴한 것 같다.

지금은 잊혀져 가고 있는 단옷날 우리지역의 기후는 어땠을까?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최근 10년간 일 평균기온은 22.0도, 일 평균최고기온은 27.7도, 일 평균최저기온은 17.4도로 기록하였다. 이는 30년 전 1976년부터 1985년까지 10년 평균값과 비교하면 약 0.4도에서 1도 가량 상승했다.

봄이 가고 본격적인 여름이 다가오는 이 무렵에 옛 선조들이 씨름과 그네뛰기 등의 민속놀이를 통해 신체를 단련하였던 것처럼 우리도 선조의 지혜를 본받아 더울수록 적절한 운동을 통하여 여름철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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