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의 추억이냐 恨이냐
<주낙동 광주 서부소방서장>
 

이제 곧 장마가 지나가고 본격적인 피서철이 되면 사람들은 아름다운 여름날의 추억을 쌓으러 산으로 바다로 가족끼리 친구끼리 삼삼오오 떠날 것이다. 휴가를 출발하는 사람들은 올해 여름휴가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휴가지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그러나 집을 나서는 순간 꽉 막힌 도로에서 우리는 올해 휴가가 아름다운 추억과는 점점 멀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불안감이 생기고, 실제로 휴가가 아름다운 추억이 아닌 천추의 한이 되어버린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휴가철 우리를 도사리고 있는 안전 위협요소는 도처에 산재되어 있다. 차량증가에 따른 교통사고, 부패된 음식물로 인한 식중독, 행락장에서의 폭행사고, 등산 중 추락사고 등 수많은 위험들이 우리들 주변에서 24시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이 중 특히 해수욕장·강가·계곡에서의 물놀이 중 발생하는 수난사고는 우리들에게 회복할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남기고 있다. 국민안전처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여름철에만 36명이 물놀이 중 사망하였다고 한다.

이쯤 되면 여름철 휴가가 가족들에게 아름다운 추억이 아닌, 천추의 恨이 되어버린 것이다. 따라서 여름철 휴가가 평생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은 못되더라도 최소한 천추의 한이 되지 않도록 우리는 무엇인가 해야 될 것 같다.

첫째 물놀이 전에 몸의 경련을 방지하고 긴장을 풀어주기 위한 준비운동을 실시하고, 갑자기 차가운 물에 빠지게 되면 발작이나 경련증상이 생길 수 있으므로 심장에서 먼 ‘발-다리-얼굴-가슴순서’로 천천히 몸에 물을 적신 후 적응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또한 물놀이 중 피부가 당겨지는 듯한 이상한 느낌이 든다면 즉시 물에서 나와 휴식을 취해야 한다.

둘째 계곡·바다에서 물놀이는 물의 깊이가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물놀이 전 물의 수심을 확인하거나 움푹 패인 부분이 없는지 확인하여야 한다. 혹시 물에 빠진 사람을 발견 했을때는 뛰어들지 말고 튜브나 로프등 주위물건을 이용해 구조하거나 주위에 소리쳐 위험상황을 알려 전문가에 의해 구조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물에 빠진 사람을 구조했을 경우 상태를 확인하여 즉시 인공호흡이나 심폐소생술 등 적합한 응급처치를 시작해야 한다.

‘안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단어이다. 물놀이의 즐거움에 취해, 내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이 우리 주위에 느슨하게 풀어져 있지는 않은지 수시로 확인하여 내 가족과 이웃의 생명을 지켜야 한다.

‘설마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이 얼마나 많은 이들의 가슴을 멍들게 하는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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