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예절이 절실한 피서지

불볕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사람들은 더위를 피해 산과 강, 바다로 향하고 있다. 8월 첫째 주말이 시작되는 5일에는 올 여름 들어 가장 많은 사람들이 피서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에도 전남지역을 비롯한 전국 곳곳의 유명 해수욕장과 계곡, 물놀이 장소에는 피서객들이 가득 찼다. 물이 있고 그늘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사람들이 빼곡하다.

그러나 피서지에서 기분을 망치는 경우가 많다. 예의를 지키지 않는 피서객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주변에 있는 이들을 의식하지 않고 큰 소리를 치며 술과 음식을 먹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백사장에서 아이들이 모래를 뿌리며 뛰어다니며 피해를 줘도 이를 나무라는 어른이 없다. 남녀 모두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함부로 누워있거나 앉아 있기 일쑤다.

피서객들이 밤새 술과 음식을 먹었던 해변 가나 계곡은 아침이면 쓰레기 천지다. 쓰레기를 치우지 않고 가버렸기 때문이다. 공중샤워장도 마찬가지다. 일회용 샴푸와 비누들이 지천이다. 대부분 자신이 사용한 것을 그대로 두고 가버린다. 바닥에는 일회용품 포장지가 널려 있다. 화장실도 마찬가지다. 휴지와 담배꽁초들이 함부로 버려져 있고 냄새도 고약하다.

많은 사람들이 밤새 먹고 마신 도심의 아침풍경은 절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아침 이른 시간의 충장로는 거대한 쓰레기장이다. 청소년들이 버리고 간 맥주·소주 빈병과 라면 빈 그릇들이 곳곳에 쌓여있다. 월요일 아침이면 더 심하다. 주말동안 버려진 것들이 가게입구와 길거리 곳곳에 나뒹굴고 있다. 그 쓰레기들을 치우는 미화요원들의 한숨이 깊다.

예의와 상식이 실종된 사회라는 생각이다. 자기가 먹은 음식봉지나 음료수 병도 제대로 치우지 않는 청년들에게 실망이 크다. 청년들의 꿈을 키워준다며 벌였던 국제청년축제가 허망하게만 느껴진다. 사회성이 엉망인, 잘 노는 청년들을 키워서 무엇을 어쩌자는 것인지? 답답할 뿐이다. 예산 들여 ‘놀자 판’ 을 만들어 주는 것보다 예절교육을 시키는 것이 먼저다.

광주 충장로의 쓰레기 더미와 산·계곡에서 안하무인처럼 행동하는 청소년들의 모습에서 우리사회의 암담함을 느낀다. 제법 나이가 든 사람들조차 이웃을 배려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행동하는 모습은 절망감을 안긴다. 제발, 주위 좀 의식하고 살았으면 싶다. 자기가 남긴 쓰레기는 자기가 치우고, 옆에 사람이 있으면 말소리를 낮추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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