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고을 명소를 찾아서-광주 남구 양림동 역사문화마을

동양과 서양 어우러진 양림동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자

이장우가옥·우일선 선교사 사택 등 전통과 현대의 공존

클래식 들으며 미술 작품 감상…시인 호 딴 무인카페도

벽시계·밥솥 등 골목에 생활용품 작품 내건 ‘펭귄마을’



광주광역시 남구 양림동 역사문화마을은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가 함께 살아 숨 쉬는 근대역사 마을로 방문객들의 인기가 높다. 사진은 이장우 가옥에서 방문객들이 문화 해설사의 해설을 듣고 있는 모습. /남성진 기자 nam@namdonews.com
최승효 가옥 전경.
한희원 미술관에서 한희원 작가와 함께 양림동의 이미지를 그림과 글로 남기는 모습.
다형다방 전경.


다형다방 내부.
다형다방 내부.


우일선 선교사사택 전경.


오웬기념각 전경.
버드나무만 울창하던 양림(楊林)마을은 1900년 일제강점기때 파란눈의 선교사들이 마을에 들어와 교회와 학교, 병원 등을 세우며 근대화가 시작됐다. 양림동은 인구수 8천900명에 면적0.86㎢에 불과한 작은 마을이다. 이 마을은 현재 호남을 대표하는 근대역사문화마을이 됐다.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가 함께 살아 숨 쉬는 양림동. 근대 골목을 걸으며 100년의 시간여행, 동서양의 공간여행을 떠나보자.



양림동주민센터에서 양림5거리를 중심으로 한옥 골목에 들어서면 이장우 가옥과 최승효 가옥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낸다.

1899년 지어진 이장우 가옥은 100여년의 세월이 넘는 오랜시간 동안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양림동에 오래된 고택 중 하나이다. 광주민속자료 제1호인 가옥은 안채와 사랑채, 행랑채 곶간채, 대문간으로 구성된 전형적인 조선시대 상류층 가옥이다.

마당에는 커다른 돌거북이 누워있는 일본풍의 아담한 정원도 있고 일자형인 일반적인 남부지방 건축양식과 달리 ㄱ자모양의 안채는 문화재로 지정돼있다. 이장우 박사는 동강유치원과 동신중·고등학교, 동신여중·여고, 동강대학 등을 설립해 호남지역 교육발전에 공을 세운 분이다. 이장우 가옥 관람시간은 매월 첫째주, 셋째주 토요일 오전 11시이다.

광주 민속자료 2호로 1920년대에 지어진 최승효 가옥은 대문을 들어서자마자 빨간 기와가 눈에 들어왔다. 일반적인 검은 기와가 아닌 다양한 붉은색 계통의 기와가 놓여있다. 최승효 가옥에 있는 작은 연못은 뒤편에 있는 양림 산의 물을 연결해서 만든 연못이라고 한다. 뒤뜰에서 보는 무등산전망도 일품이다.

최승효 가옥은 겉에서 보는 것과 달리 내부가 상당히 크고 화려해 이장우가옥과는 또다른 느낌이다. 최승효 가옥은 정면 8칸, 측면 4칸짜리 한옥으로 여기서 1칸은 기둥과 기둥 사이를 말한다.

이 가옥은 일제강점기에는 독립운동가들을 다락에 피신시켰던 장소로 또다 른 의미가 있다고 한다. 최승효 가옥은 일반인에게는 공개되지 않는다.

옛 가옥을 개조해 개관한 한희원 미술관도 빼놓을 수 없다. 대문부터가 독특한 철문으로 돼있고 입구에는 오래되어 버려졌을 창틀 등을 캔버스로 활용한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다양한 꽃을 주재로 한 그림 20여점이 벽에 걸려 있다. 클래식이 흘러나오는 미술관에서 아이스커피를 한 잔 마시며 그림을 감상하는 여유도 가져볼 만하다.

한옥 골목을 나와 양림산 언덕을 오르면 다형다방을 만날 수 있다. 무인으로 운영하는 다형다방 양림동에서 청춘을 보냈던 시인 김현승을 기리는 다방으로 다형다방의 다형은 김현승의 호를 가르킨다.

다형다방 안은 그의 사진과 시로 꾸며져있다. 양림동의 옛 사진도 전시돼있다. 무인 카페여서 자유롭게 커피를 타마시고 양심껏 돈을 내고 나오면 된다.

양림동 근대건축물의 정점은 호남신학대학교다. 다형다방을 나와 언덕위 호남신학대학 캠퍼스에 자리한 선교사 묘역을 둘러보고 우일선 선교사 사택이 자리한다. 1920년대에 지어진 이 사택은 광주에 서 가장 오래된 서양식 주택이다.

우일선 선교사 사택 아래쪽에는 ‘호랑가시나무언덕’이라는 아름다운 길이 있다. 이곳은 예비 신랑 신부들의 웨딩촬영 단골 코스이다. 사택 바로 밑에는 선교사의 옛사택을 숙박시설로 바꾼 호랑가시나무 게스트 하우스도 있다.

이밖에도 양림동 다양한 근대건축물이있다. 양림교회 옆에 자리한 오웬기념각과 1908년에 설립된 수피아여학교도 그 중 한 곳이다. 수피아여학교에는 보존 가치가 있는 근대문화유산인 등록문화재가 세 개나 된다. 중학교 교사로 활용되는 ‘윈스브로우 홀’과 고등학교에서 쓰는 ‘수피아 홀’, 작은 예배당인 ‘커티스 메모리얼 홀’이다.

펭귄마을 골목길에 전시된 각종 생활 용품들.
펭귄마을 버스킹 공연 모습.
광주 양림동에서 요즘 가장 핫한 곳은 ‘펭귄마을’이다. 양림동주민센터 바로 뒤편에 있다.

동네 담벼락에는 손목시계, 벽시계는 물론 오래된 전화기와 밥솥 등 1960~70년대 생활용품이 즐비하다. 골목길을 그려진 벽화와 시는 대부분은 주민들이 직접 만들어 내 건 것들이다.

매주 토요일 오후 4시 펭귄마을에서는 어쿠스틱 뮤지션들의 거리공연도 진행된다.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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