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나이에 부모를 여의고 소년가장으로 살림을 꾸려온 광주지역 한 고교생이 온갖 아픔을 딛고 서울대 수시모집에 당당히 합격, 화제가 되고 있다.
영예의 주인공은 올 2학기 서울대 수시모집에서 소년·소녀가장으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사범대 지리교육과에 합격한 유현상군(18·광주 금호고 3년 )이다.
고된 수험생활에도 불구 따뜻한 도시락을 챙겨줄 부모도, 남들처럼 사교육을 받을 여유도 없이 자라온 유군은 최종 합격통지서를 받고 펑펑 울고 말았다.
초등학교 2학년때 강원도 영월에서 광부로 일하던 아버지를 탄광 붕괴사고로 여읜 유군은 아버지를 잃은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인 중2 때 어머니마저 병환으로 세상을 등지면서 결국 험한 세상을 홀로 떠안은 채 소년가장이 됐다.
그러나 아픔도 잠깐, 자신처럼 힘든 환경에 처한 학생들에게‘희망을 주는 선생’이 되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향해 학업에만 매진해온 유군은 고교재학 내내 전교 1∼2등을 놓치지 않았고 유군의 이같은 사정을 접한 학교 선생님은 물론 김원본 시교육감까지 나서 후원을 자청했다.
방황하던 사춘기를 늘 잡아주며 전교 100등에서 10위권으로 올리는 데 힘을 주었던 중학교 담임선생과 힘든 가정형편 때문에 기숙사의 궂은 일들을 도맡아 해주던 누나의 사랑 등 잊지 못할 주위의 도움도 이번 서울대 합격의 숨은 밑거름이 됐다.
유군은 유난히 어려웠던 이번 수능에서 가산점이 아닌 실력만으로 보란듯이 서울대 합격통지서를 받게 됐다.
유군은 “늘 쫓기듯 살아온 생활에서 벗어나 남들처럼 평범한 대학생을 하고 싶다”면서 “사비를 털어 기숙사비와 참고서값을 대주던 고3 담임 등 그동안 만나왔던 은사님들처럼 헌신적인 교사가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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