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학교폭력, 어른들 인식 바꿔야

<지주덕 전남 영암경찰서 신북파출소>

자녀를 둔 학부모, 특히 가해 학생 부모들이 주로 자기 자식의 잘못을 정당화할 때 사용하는 논리가 ‘우리 아이가 원래 그런 아이가 아닌데 실수를 한 것 같다. 아이들이 크면서 그럴 수도 있지’라는 일종의 ‘성장통’ 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 문제는 이런 논리가 비약될 경우 가해 학생 부모들은 그러한 인식을 넘어 학생들의 폭력을 정당화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는 점이다.

이런 논리는 ‘부자가 있으면 가난한 사람이 있고, 힘이 센 아이가 있으면 약한 아이가 있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학교에 보이지 않는 피라미드 형태의 서열이 존재하는 것을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힘이 약한 아이가 항상 폭행을 당하는 게 당연하다는 것인데, 그런 생각이 아이들 교육에 도움이 될지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 아이들 스스로 자기 반성할 기회를 줘야하지 않을까 싶다.

이에 더해 한 가지 더 언급하고 싶은 것은 아이들의 목소리가 어른들에 의해 체계적으로 부정되는 현실이다. 경쟁논리를 내세우는 일부 학부모들에 의해 학교폭력이 합리화되는 상황을 아이들이 알게 된다고 생각해 보라. 아이들은 더 이상 어른들을 믿지 않을 것이고, 가해학생 아이들의 논리 속으로 동화되는 현상을 보일 수도 있다. 그럴수록 피해학생은 더 깊은 수렁에 빠져들어 헤어나올 길을 찾지 못하게 된다.

많은 아이들이 지금도 학교폭력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하지만 두려움 때문에 아무 말도 못하고 혼자 고민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학교폭력의 원인을 우리 사회의 보살핌 기능의 부재와 사랑과 애착의 부족으로 본다면, 먼저 공부를 해야 할 것은 아이들이 아니라 어른들이다. 어른들 스스로 자신의 관심과 보살핌 능력지수를 살펴보고 부족하다면 인식전환의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스스로의 책무일 것이다. ‘내 자식만 아니면 상관없다’는 그릇된 사고방식은 아이들의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뿐이다.

이제 우리 사회는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지원하고 보호하기 위해 어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물어야 한다. 시작은 그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함께 해결하기 위해 어른들과 만날 수 있는 교차 형성을 통해 화해의 시간을 갖고 친하게 지낼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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