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극이 대세…송강호·공유 ‘밀정’·차승원 ‘고산자’ 개봉

가족·연인과 함께 재미·감동 넘치는 영화속으로…
시대극이 대세…송강호·공유 ‘밀정’·차승원 ‘고산자’ 개봉
클래식 대작 돌아왔다…‘매그니피센트 7’· ‘벤허 2016’ 등장
‘거울나라 ~’· ‘달빛궁궐’· ‘장난감이 살아있다’도 관객몰이

유난히 무더웠던 올 여름이 물러가고 선선한 가을바람과 함께 풍성한 한가위가 찾아왔다. 올 추석은 연휴 또한 길다. 최대 일주일간의 황금연휴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아직 고민 중이라면 오랜만에 가족·친구들과 극장 나들이를 추천한다.

이번 추석 극장가는 일상에 지친 심신을 달래줄 시대물과 멜로, 공포,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영화들이 개봉해 취향에 따라 고르기만 하면 된다.

최근 재난 영화 부산행으로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공유와 괴물 같은 배우 송강호가 만난 ‘밀정’과, 요리하는 ‘차줌마’ 차승원 주연의 ‘고산자, 대동여지도’등 두 편의 한국 영화 대작을 비롯해 배우 이병헌이 출연한 할리우드 영화 ‘매그니 퍼센트 7’과 클래식 대작 ‘벤허’까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대작을 리메이크한 작품들이 대거 등장해 추석 극장가는 ‘빅(Big) 4’를 완성한다.

여기에 아이들에겐 꿈과 희망을, 어른들에겐 잊었던 동심을 선물하는 영화도 개봉했다. 6년 만에 돌아온 팀 버튼 감독의 ‘거울나라의 앨리스’가 다시 한번 기발한 상상력과 환상적인 이야기를 펼친다. 모자 장수를 구하기 위해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앨리스의 스펙터클한 시간여행은 황홀한 시각적 경험을 선사하면서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배우 이하늬와 권율이 더빙에 참여한 한국형 애니메이션 ‘달빛 궁궐’은 600년 만에 깨어난 창덕궁에서 펼쳐지는 13세 소녀의 ‘궁궐 판타지 어드벤처’로 추석 명절의 분위기를 한껏 살린다. 또 위기에 빠진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장난감들이 펼치는 엉뚱한 모험을 그린 영화 ‘장난감이 살아있다’도 강추하는 작품이다.

추석 기나긴 연휴를 집에서 보내기만은 아깝다. 사랑하는 가족·연인·친구와 함께 극장가로 떠나자.
 

영화‘밀정

▶밀정=의열단 리더로 변신한 가을남자 ‘공유’와 조선인 일본 경찰인 된 천의얼굴 ‘송강호’의 만남.

천만 관객을 경험한 두 배우의 노련미와 열정이 케미를 이루고 실존인물인 여성 의열단원 계옥을 연기한 한지민의 고혹적인 존재가 영화를 한층 더 풍성하게 한다.

3·1운동 직후 1920년대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한 독립투사의 목숨을 건 이야기를 다뤘다. 항일무장독립운동단체 의열단의 리더(공유)와 조선인 출신 일본 경찰(송강호)를 주축으로 벌어지는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을 그린 영화다. 항일과 친일 사이, 경계에 선 인물들은 누가 적이고 동지인지 알 수 없는 모호함 속에 서로를 의심하고 또 의심한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정보가 쌍방 간에 새어나가고 누가 밀정인지 알 수 없는 가운데, 의열단은 일제의 주요 시설을 파괴할 폭탄을 경성으로 들여오기 위해, 그리고 일본 경찰은 그들을 쫓아 모두 상해에 모인다. 잡아야만 하는 자들과 잡힐 수 없는 자들 사이, 자신의 목표를 위해 서로를 이용하려는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이 숨 가쁘게 펼쳐진다.

밀정은 ‘악마를 보았다’, ‘달콤한 인생’, ‘놈놈놈’으로 한국영화계에서 자신만의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한 김지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캐릭터를 생성해내는데 일가견이 있는 그가 이번에 만들어낸 캐릭터는 처해진 입장은 다르지만 너무나 닮은 꼴이라 두 사람이 펼치는 대결은 숨 막히게 아름답다.
 

영화‘고산자,대동여지도’

▶고산자, 대동여지도=시대와 권력에 맞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동여지도를 탄생시킨 지도꾼 김정호의 감춰진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원작 박범신 작가의 소설 ‘고산자’를 바탕으로 만인을 위해 정확한 지도를 만드는데 뜻을 굽히지 않았던 장인 김정호의 뜻을 담았다.

조선의 진짜 지도를 만들기 위해 두 발로 전국 팔도를 누빈 김정호(차승원 분). 하나뿐인 딸 ‘순실’이 어느새 열여섯 나이가 되는지도 잊은 채 지도에 미친 사람이라는 손가락질에도 아랑곳 않고 나라가 독점한 지도를 백성들과 나누고자 하는 일념 하나로 바우(김인권 분)와 함께 대동여지도의 완성과 목판 제작에 혼신의 힘을 쏟는다. 하지만 안동 김씨 문중과 대립각을 세우던 흥선대원군(유준상 분)은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를 손에 넣어 권력을 장악하려고 한다. 당시 지도는 군사, 조세, 교통, 민생에 가장 중요한 토대였다. 훗날 김정호가 만든 대동여지도는 아이러니하게도 청일전쟁 당시 일본군이 활용해 전쟁을 승리를 이끌었다. 백성을 위해 길을 열고, 누구나 보기 쉬운 지도를 만들려는 김정호의 집념이 시대를 잘못 태어난 셈이다.

이 작품은 강우석 감독이 오랜만에 메가폰을 잡은 영화다. 그의 20번째 영화이자 첫 시대극이기도 하다. 특히 이 작품은 제작진이 9개월간 10만6천240㎞에 달하는 거리를 오가며 대한민국 곳곳의 절경을 카메라에 담아 컴퓨터그래픽(CG)이 아닌 아날로그만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영화 사상 최초로 스크린에 옮겨낸 백두산 천지를 비롯해 합천 황매산의 만개한 철쭉, 북한강의 차가운 빙판, 여수 여자만의 아름다운 일몰 풍경 등 화려한 영상미가 압도적이다.
 

영화매그니피센트 7‘

▶매그니피센트 7=배우 이병헌이 할리우드 출연작 중 처음으로 선한 역할을 맡아 화제를 불러일으킨 작이다.

1879년, 평화로운 마을 로즈 크릭을 무력으로 점령한 보그 일당의 탐욕적인 악행과 착취로 인해 선량한 사람들이 이유 없이 쫓겨나게 된다. 남편의 억울한 죽음을 지켜본 ‘엠마(헤일리 베넷 분)’는 치안 유지관을 가장한 현상범 전문 헌터 ‘샘 치좀(덴젤 워싱턴 분)’을 찾아가 전 재산을 건 복수를 의뢰한다.

‘샘 치좀’은 도박꾼 ‘조슈아 패러데이(크리스 프랫 분’), 명사수 ‘굿나잇 로비쇼(에단 호크 분)’, 암살자 ‘빌리 락스(이병헌 분)’, 무법자, 추격자 그리고 인디언 전사까지 7인의 무법자들을 모아 마지막 결전을 벌인다.

영화는 1960년 존 스터지스 감독이 율 브린너, 스티븐 맥퀸, 제임스 코번 등 당대 최고의 마초맨을 모아 만든 ‘황야의 7인’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물론 이 작품도 원작은 아니다. 1954년 일본의 명장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가 오리지널이다. 그만큼 재미는 보장된다.
 

영화 ‘벤허’

▶벤허=20세기 최고의 걸작이라 칭해도 과언이 아닌 ‘벤허’. 무려 네 번이나 리메이크된 이 작품은 1907년 이래 1925년, 1959년에 이어 2016년작으로 다시 재탄생했다.

로마 제국 시대, 예루살렘의 귀족 벤허가 친구 메살라의 배신으로 한순간에 몰락해 노예로 전락한 후 복수에 나서는 대서사시를 그린 영화다. 이 작품의 최고 장면으로 꼽히는 전차 경주와 대형 해상 전투 장면은 2016년식으로 재해석됐다. 최대한 컴퓨터 그래픽을 배제한 채 아날로그 방식으로 6개월간의 촬영기간을 걸쳐 더욱 화려하고 실감나게 재현했다.

영화는 ‘원티드’의 티무르 베크맘베토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노예 12년’으로 아카데미 각색상을 수상한 존 리들리가 각본을 맡았다.

인간의 복수와 용서, 화해와 구원 등 삶을 관통하는 메시지가 묵직하게 펼쳐지는 영화는 전작들과 비교해보는 것도 작품을 감상하는 또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영화‘거울나라의 앨리스’

▶거울나라의 앨리스=세계인이 사랑하는 ‘앨리스’가 다시 돌아왔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거울나라의 앨리스’는 이상한 나라로 돌아가게 된 앨리스가 위기에 빠진 모자 장수를 구하기 위해 과거로 시간여행에 나서는 과정을 흥미롭게 펼쳐보인다.

중국으로 가는 항로를 개척한 앨리스는 런던으로 돌아오자마자 사업에 실패하고 함선마저 잃을 위기에 처한다. 한편 원더랜드에선 상심에 빠진 모자장수(조니뎁)가 생기를 잃고 죽어간다. 나비가 된 압솔렘(앨런 릭맨)의 인도에 이끌려 원더랜드에 돌아간 앨리스는 실종된 모자장수 가족의 행방을 찾을 단서를 얻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마법의 도구 ‘크로노스피어’가 필요하다는걸 알게된다. 왕위를 잃고 추방됐던 붉은 여왕 또한 크로노스피어를 노리면서 상황은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치닫게 된다.

영화는 조니뎁, 앤 헤서웨이, 미아 와시코브스카, 헬레나 본햄 카터 등 화려한 캐스팅과 기괴한 어른들의 상상력을 더해 최첨단의 시각효과로 관객들을 환상의 세계로 안내한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