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군서 9년째 독도사진관 운영 김종권씨 화제

생사 얽힌 독도사진 200여점 전시

오는 25일 ‘독도의 날’ 무료 개방

전남 곡성군 독도사진전시관에서 9년째 전시관을 운영중인 사진작가 김종권(64)씨가 화제가 되고 있다.

김씨가 연고도 없는 곡성 산골 마을에서 독도를 주제로 한 사진전시관을 연 것은 지난 2007년 7월.

독도에서 460여㎞ 떨어진 전남 곡성 산골 마을에 독도사진전시관이 들어선 배경에는 김씨의 생사고락이 얽힌 사연이 녹아있다.

김씨가 독도 사진을 처음 찍은 것은 지난 1992년으로 거슬러간다.

김씨는 지난 1972년부터 전문 산악인으로 활동하다 전국 유명산의 풍광을 카메라 렌즈에 담는 ‘비경 전문 사진작가’로 서울 충무로에서 ‘사진 작가계의 조용필’라는 별칭으로 명성을 쌓아가던 김씨는 성인봉을 찍기 위해 울릉도를 찾았다가 우연히 본 독도의 모습에 매료됐다.

김씨는 독도의 풍광을 사진에 담기 위해 목숨이 위태로운 경우를 겪었지만 독도수비대와 주민들의 보살핌 덕에 목숨을 건졌다.

이후 김씨는 “나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와준 사람들 덕분에 살았으니 허세를 접고 은혜를 세상에 되돌려 주며 살겠다”고 다짐했다.

김씨의 사고소식에 얽힌 사연과 독도사진가라는 명성을 익히 들은 전남 곡성군은 때마침 매입한 폐교를 무상으로 김씨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김씨는 2층 구조의 폐교에 평생 찍은 독도 사진 수만장을 고르고 골라 사진전시관을 차렸다.

전시관 1층에서 2층 독도 사진 전시공간까지 향하는 학교 건물 계단에는 9년여동안 방문한 이들의 독도 사진 예찬 글이 가득 쌓여 있고, 복도에는 김씨가 수집한 독도 관련 용품과 역사 기록물이 빈 곳을 찾기 힘들 정도로 빼곡히 배치돼 있다.

학교 교실을 고쳐 마련한 독도 사진 전시공간에는 200여점의 독도 사진이 알록달록 사계절의 빛을 간직한 채 배치돼 있다.

김씨는 “한일관계가 뜨거울 때만 독도를 외치는 게 아니라 독도를 알고 자랑스러워해야 우리 땅이 된다”며 “이곳 사진전시관이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힐까 두렵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25일 독도의 날을 맞아 관람객들에게 전시관을 무료개방한다.

곡성/박순규 기자 psg@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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