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끝자락, 상강(霜降)

권혁신 광주지방기상청장의 날씨와 생활
가을의 끝자락, 상강(霜降)
 

지난 23일은 ‘가을이 가고 겨울을 재촉하는 서리가 내린다’는 가을의 마지막 절기 상강이었다. 이 무렵 농촌의 들녘은 가을걷이로 봄부터 바빴던 한 해의 농사일이 마무리되고, 동물과 곤충은 겨울을 지낼 보금자리를 준비하느라 바빠진다. 또한 한반도를 오색물감으로 물들이는 단풍이 절정에 이르며, 국화도 활짝 피어 국화의 향기가 가득한 늦가을의 계절이기도 하다.

이 시기에 한 낮에는 맑고 쾌청한 가을 날씨가 나타나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차가운 공기에 기온이 크게 떨어져 수증기가 지표에서 엉겨 서리가 내린다.

서리는 기온이 0도 이하로 떨어져 공기 중의 수증기가 지표면 가까이 있는 지면이나 주변 물체에 내려앉는 얼음 결정을 말한다. 서리는 고기압의 영향 아래 대체로 맑고 바람이 없으며, 지표면 최저온도가 영하로 내려갈 때가 많이 생긴다. 구름이 없고 바람이 없어야 지표면이 쉽게 냉각돼 물체 표면에 맺힌 물기가 얼기 쉬운 조건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서리가 생길 때에는 식물의 잎 등의 세포 조직은 동결이나 저온으로 손상돼 농작물이 많은 피해를 받는다.

올가을 들어 첫 서리는 지난 11일 강원도 철원에서 처음 관측됐다. 당시 우리나라 상공에 차가운 공기가 머물고 대체로 맑은 날씨를 보이며, 복사냉각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서리가 생성됐다.

우리 광주 지역의 올해 첫서리는 아직 관측되지 않았으나, 광주에서의 서리시작 평년일은 11월 4일이다. 또한, 기상관측 이래 첫서리가 가장 빨랐던 날은 1957년 9월 27일로 평년 보다 무려 38일 빨랐으며, 가장 늦었던 날은 지난해 12월 1일로 평년보다 27일이나 늦었다.

이번 주말부터 최저기온이 많이 내려가 쌀쌀한 날씨가 예상돼 가을의 끝자락이 다가왔음을 알 수 있을 전망이다. 오는 11월 5~6일께면 무등산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로 무등산 산행을 계획한 지역민이나 여행객들은 차가운 날씨에 대비해 보온에 필요한 옷을 준비하고, 산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감기예방을 위해 손을 자주 씻고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는 등 건강관리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지역민들이 기상청의 기상정보를 잘 활용해 늦가을의 정취를 즐기고, 다가올 겨울을 잘 준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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