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섬진강 기찻길 따라 가을 곡성에서 추억을~

류기영 남도일보 차장과 떠나는 주말여행<전남 곡성>
 

맑은 섬진강 기찻길 따라 가을 곡성에서 추억을~

심청전 배경 ‘孝의 고장’…영화 촬영지 흥행으로 관광지로 주목

섬진강 기차마을 옛 향수…곳곳에 6·25전투 충혼탑 애국심 되새겨

郡, 체류형 관광상품 개발 집중…대황강 주변 하천환경 정비 등 박차
 

늦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명소로는 동리산 태안사가 있다. 동리산 자락에 위치한 태안사는 신라 경덕왕 원년(742년)에 동리산파를 일으킨 세 선승에 의해 창건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곡성군 제공
동악산(動樂山)의 악 자는 즐길 ‘락’으로 읽지 않고 풍류 ‘악’으로 읽고 있다. 원효대사가 도림사와 길상암을 세울 당시 하늘에서 들려오는 풍악 소리에 산이 춤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곡성군 제공

고대소설 심청전의 배경지인 전남 곡성은 도내 22개 기초지자체 가운데서 가장 규모는 작지만 가을의 마지막 정취를 느끼기엔 알차다.

심청이 실존인물이고 곡성이 고향이라는 학설이 제기됐고 순천시 송광사에서 보관하고 있는 관음사 사적은 1천700여년 전 곡성이 심청의 고향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효의 고장 곡성으로 주말여행을 떠나보자. /편집자 주

전남 동북부에 위치한 곡성군은 전북 남원시와 순창군, 전남 구례군·순천시와 화순군·담양군과 접하고 있다. 섬진강 기차마을을 따라 레일바이크와 증기기관차가 운행돼 옛 향수와 추억이 살아 숨쉬고 있는 곳이다. 인구 3만여명으로 전남 22개 시·군 중 두 번째로 적은 지역이지만 스릴러 영화 ‘곡성’이 관객 680만명을 돌파하는 등 흥행에 성공하면서 주 무대였던 곡성군도 인기몰이를 해 지금은 관광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매년 5~6월에는 ‘1004장미공원’에서 열리는 세계장미축제를 보러 온 관광객들로 북적거리고 9월에는 수천만송이의 화려한 장미가 피어 봄과 가을의 고장이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 섬진강과 보성강이 합류하는 오곡면의 압록유원지에는 여름철 하루 1만여명의 피서객이 모여든다.

1950년 남원에서 침입하려는 공산군을 맞아 순직한 충혼탑이 태안사 경내에 세워져 있고 오곡면에는 1951년 9월 1천500여명의 공비에 맞서 싸운 희생자를 추모하는 충혼탑이 건립돼 호국의 고장으로 불린다. 죽곡면에 위치한 ‘강빛마을’은 전국 전원마을 중 최대 규모의 유럽풍 전원주택 100여채가 들어서 있는 등 청정한 자연환경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서울에서 KTX로 2시간이면 도착해 수도권 등지에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섬진강 기찻길 증기기관차
전남 곡성군 섬진강 기차마을 승강장에 많은 관광객이 모여 있다. 곡성군은 직선화로 폐선된 철로와 역사를 사들여 기차마을을 조성한 뒤 레일바이크와 증기기관차를 운행, 옛 향수와 추억을 살아 숨 쉬게 만들었다./곡성군 제공

섬진강 기차마을 1㎞ 주변에 전통시장과 기차마을을 함께 둘러볼 수 있는 관광코스도 있다. 동국문헌비교에 처음으로 나타나는 곡성장은 가장 늦게까지 조선조 엽전이 통용됐다. 일제강점기 이후 새 화폐가 나왔지만 곡성장에서는 전라선이 개통될 때까지 10년 넘게 엽전이 화폐 구실을 했던 곳이다. 이곳이 다른 지역 5일장보다 특별한 이유는 온갖 채소와 약초, 감, 버섯이 많고 특히 상추 중 으뜸으로 곡성에서만 맛볼 수 있는 채소인 곡성 담배상추가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삼보다 더 좋은 자연산 버섯 능어리와 송이, 추어탕에 들어가는 산초는 곡성장의 명품이다.

늦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명소로는 동리산 태안사가 있다.

동리산 자락에 위치한 태안사는 신라 경덕왕 원년(742년)에 동리산파를 일으킨 세 선승에 의해 창건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처음에는 대안사로 불렸으며, 불교의 선문 아홉 가지의 하나인 동리산파의 본산지로 선암사, 송광사, 화엄사, 쌍계사 등을 거느렸다. 꽤 오랜기간 동안 영화로움을 누렸던 사찰로 혜철 선사와 도선 국사가 득도한 정량수도의 도량이다. 뜰에는 돌로 만들어진 혜철 스님의 부도와 광자 선사를 기리는 탑과 비가 이끼 낀 채로 남아 있어 이 절의 연조가 오래됨을 말없이 보여주고 있다. 태안사는 전남도 문화재자료 23호로 지정돼 있고, 경내에는 태안사 청동대바라 등 9점의 문화재가 소장돼 있다.

또한 태안사로 들어가는 2.2㎞의 계곡은 봄에는 신록, 여름에는 시원한 계곡과 울창한 녹음, 가을에는 짙게 물들은 단풍이 아름다운 산책로로 많은 관광객이 즐겨 찾고 있다.

이에 따라 곡성군은 현재의 관광 인프라를 토대로 체류형 관광상품 개발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곡성의 랜드마크인 ‘섬진강기차마을’이 대표관광지로, 올해 영화 ‘곡성’이 흥행하면서 곡성에 대한 인지도가 매우 높아진 점은 관광 컨텐츠에 크게 탄력을 주고 있다.

전남 곡성군은 대황강 주변 하천환경을 정비해 힐링형 생태 가로숲 조성과 수변관광자원 개발을 추진, 대황강출렁다리와 압록유원지를 연계한 관광지로 조성할 계획이다./곡성군 제공

곡성군은 관광 활성화를 위한 첫 번째 방향을 ‘체류형 관광’하도록 기차마을과 연계하는 관광 자원을 모색하고 있다.

또 섬진강기차마을과 압록유원지 관광명소화사업을 연결해 섬진강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침체된 압록유원지를 활성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특히 대황강 주변 하천환경을 정비해 힐링형 생태 가로숲 조성과 수변관광자원 개발을 추진, 대황강출렁다리와 압록유원지를 연계한 관광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섬진강기차마을과 걷기여행길을 연계하는 관광상품도 개발중이다.

섬진강둘레길, 대황강길, 곡성천변 길을 통해 잘 보존된 자연경관을 경험하고 사람들의 삶의 공간과 지역의 문화자원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역에 머무르는 관광’을 주요 군정으로 움직이고 있다.

유근기 곡성군수는 “그동안 하드웨어 중심의 관광개발을 자원화해 상품화하고 있다”며 “지역의 특색있는 관광자원을 관광상품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계절별 테마별 관광코스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 군수는 특히 “단순히 즐기는 관광에서 주민소득이 창출될 수 있는 주민주도형 관광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지역의 관광자원을 기차마을과 농촌체험, 전통시장 등과 연계한 관광상품으로 운영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영민 기자 kym@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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