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혁명 시대를 대비하는 영광군

에너지 혁명 시대를 대비하는 영광군

<김준성 전남 영광군수>
 

현대인의 편리한 삶은 각종 기계와 그것을 구동하는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다. 하지만 앞으로 수십 년 후에는 스마트폰으로 인한 정보혁명과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으로 인한 필름카메라의 붕괴를 넘어서는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화석연료를 태우면서 생기는 이산화탄소로 인한 환경파괴의 심각성은 말할 것도 없고 화석연료의 고갈은 이미 예고되어 있다. 하지만 천연자원이 고갈되기 전에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그 이유가 환경문제만은 아니다. 우리가 알고있는 ‘무어의 법칙’은 반도체 성능이 18개월마다 2배로 증가한다고 말한다. 현재 태양광이나 풍력발전을 통한 에너지 저장 기술, 즉 배터리 기술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여 아주 적은 비용으로 손쉽게 전기를 저장하여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더 이상 발전소를 짓는 일이 없어지게 된다.

무한한 천연자원인 풍력이나 태양광의 이용 능력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친환경적이지 않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석유와 같은 천연자원은 사용하지 않거나 그 사용이 미미할 것이다. 마치 석탄이 없어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효용 가치가 없어서 사용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미래의 우리 생활을 상상해 보면 에너지의 자급자족 시대이다. 주택의 지붕에는 모두 태양광발전을 하고 있고 가까운 주변에 대규모의 태양광발전단지와 풍력발전단지가 들어서 있을 것이다. 개개인들이 전기를 생산하고 남은 전기는 필요한 사람에게 판매될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변화는 아무래도 엔진을 가진 자동차의 붕괴일 것이다. 엔진이 없는 전기자동차는 기계적으로는 아주 단순한 구조로 만들어져 있으며 엔진대신 자율주행 장치와 같은 첨단 전자 장치들이 들어가게 된다.

미래학자 토니세바는 ‘에너지 혁명 2030’이라는 저서에서 현재 점유율 1%인 전기 차와 0%인 자율주행 자동차가 2030년에는 각각 100%인 시대가 온다고 극단적으로 말한다. 정확한 시기가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그런 시대가 올 것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구동 원리가 간단한 전기자동차는 기존의 자동차 시장도 변화시킬 것이다. 소규모의 자동차 회사가 등장하거나 전자·정보통신 전문회사들이 자동차 산업에 뛰어들어 자율주행 자동차 같은 첨단 기술을 접목한 자동차가 등장하고 다양한 형태의 자동차가 등장할 것이다.

이런 에너지혁명에 발 맞춰 영광군이 에너지 산업 중심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영광군은 전국 원전생산량의 32%를 차지하는 한빛원자력본부가 운영되고 있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영광군은 풍력이나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 중인 곳이기도 하다. 지난 2011년에는 백수읍에 136억 원 규모의 풍력시스템 테스트 베드가 설치되면서, 현재 33기 67MW의 풍력발전기가 설치되었고, 앞으로 41기의 100MW 풍력발전기가 더 설치될 예정이다. 또한 235개소 91.2MW의 태양광발전이 운영 중이다.

더욱 주목할 것은, 영광군은 2011년 전국 최초로 전기자동차 선도도시로 선정되어 전기 차 154대, 충전기 201기를 보급·설치하였으며 전국 기초 지자체 중에서는 가장 전기차 산업 또한 활발하다.

특히, 700억원 규모의 국책사업인 ‘e-모빌리티 클러스터 구축사업’이 2014년부터 추진되고 있는데, 지난 3월 영광 대마전기자동차 산업단지에 전국 최초로 110억 규모의 ‘e-모빌리티 연구센터’를 착공하여 내년 6월에 준공할 예정이다.

e-모빌리티란 기존의 승용차와 차별화된 근·중거리 주행이 가능한 친환경 전기구동 방식의 개인용 이동수단을 말한다. 출·퇴근용과 농·어촌용, 업무용, 관광·레저용, 사회취약자용, 특수목적용 등 다양하게 쓰인다. 이런 다양한 활용 때문에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마다 e-모빌리티 개발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e-모빌리티 연구센터는 미래 신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e-모빌리티’를 연구 개발하고, 시험, 인증하는 연구센터다. 센터가 준공되면 앞으로 e-모빌리티 관련 유망기업 뿐 만 아니라 대한민국 e-모빌리티산업의 메카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되며 많은 관련 기업들이 주변에 자리를 잡을 것이다.

오래 전부터 에너지 산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영광군은 에너지 산업의 중심도시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며 운명처럼 영광(靈光)이라는 지명이 빛을 보게 될 날이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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