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원내대표 경선 이후 외부 일정을 취소하고 칩거했던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행보에 대해 당내에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김동철 비대위원장과 정동영 의원이 4일 안 전 대표 행보에 대해 작심 비판에 나서는가 하면, 안 전 대표와 가까운 비호남 의원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본인의 생각과 다른 결과가 나왔지만 그게 민주적 절차에 따른 결과였고, 민주적인 지도자라면 그것을 따라야 한다"고 일갈했다.
그는 이어 "마음이 순수해서 충격이 컸을지 모르겠지만 정치는 현실이고, 현실을 순응하고 인정하는 데에서 정치를 시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주승용 원내대표가 당선 후 두 번이나 (안 전 대표에게) 연락을 했는데 한 번은 전화를 받지 않았고, 한 번은 꺼져있었다고 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정동영 의원은 비대위원-중진의원 회의석상에서 "우리 당의 유력 후보이자 자산인 안 전 대표의 이른바 칩거 사태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공개 비판했다.
정 의원은 특히 "'호남 중심 당'은 우리 당의 자랑스러운 이름이다. 민주화의 성지인 호남의 지지를 받는다는 것은 명예로운 일"이라고 발언, 원내대표 경선에서 '확장성'을 강조했던 안 전 대표 측 논리를 정면 반박했다.
그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 경선에서 안 전 대표가 '주승용 조합이 되는 건 호남당의 색채를 강화하는 거다'라는 얘기를 의원들한테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그건 잘못된 생각"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호남의 가치를 구현하는 게 당의 목표고 정권교체를 하고자 하는 목표라고 왜 당당하게 이야기하지 못하느냐. 그래서 지난 4월 총선에서 (호남인들이) 28석의 지역구 중 23석을 몰아줬는데 지금은 더불어민주당에 안방을 내주지 않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연초니까 활발하게 움직여야 할 때인데 (칩거 사태가) 안타깝다"며 "그런데 그 뿌리가 호남 중심성, 호남 중심 당에 대한 개념 정립이 잘 안 돼있다는 것이다. (호남 중심 당이라는 게) 무슨 콤플렉스냐"라고 거듭 질타했다.
한편 안 전 대표의 칩거 사태에 대해서는 호남 의원들뿐만 아니라 안 전 대표와 가까운 비호남 의원들 사이에서도 지적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안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경선이 끝났고 결과가 나왔으면 받아들여야지 그렇게 칩거하고 그러는 건 호남 의원들 입장에선 불쾌할 것"이라며 "주 원내대표의 경우 초대 원내대표를 하다가 양보도 했었으니 이번 경선에서 이길 건 자명한 것 아니었나"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국민의당 소속 의원도 "끝났으면 받아들여야지, 털고 일어나야지 칩거를 하고 괜히 그래서 더 잡음이 나온다"고 우려했다.
안 전 대표는 지난달 29일 치러진 원내대표 경선에서 김성식 의원을 지지했지만, 김 의원이 주승용 의원에게 큰표차로 패하자 외부 일정을 취소하고 당 단배식에도 참석하지 않은 채 칩거한 바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