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의회 외유성 해외연수 강행‘빈축’

도의원 21명, 어수선한 정국 속에 외국행

대부분 관광성…선진지 벤치마킹 ‘말로만’

전남도의회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등으로 혼란한 정국에도 불구하고 잇따라 외유성 해외연수를 강행하면서 비난을 사고 있다.

31일 전남도의회에 따르면 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2월 1일 5박 8일 일정으로 아프리카행 비행기에 오른다.

이번 해외연수는 ‘다양한 인종과 문화의 성공적인 통합과정 등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권정책 벤치마킹’ 명분이다. 의원 10명과 공무원 2명 등 12명에게 들어가는 예산은 3천800여만원이다. 케이프타운 시청과 만델라재단 방문, 지역상공인 간담회 등 공식 일정이 있긴 하지만, 테이블마운틴 시내와 국립식물원, 케이프반도, 시내 다문화체험, 전통시장 방문 등 상당수가 관광성 프로그램이다. 특히 연수 일정 마지막 이틀은 짐바브웨와 잠비아로 넘어가 사파리체험과 빅토리아폭포 관광 등도 예정돼 있다.

경제관광문화위원회 소속 의원들도 오는 4일부터 9일까지 4박 6일 일정으로 인도네시아로 해외연수를 떠날 예정이다.

연수 명분은 ‘인도네시아의 섬관광, 토속민속문화 연계한 관광 등을 파악해 전남도의 관광산업에 접목 가능한 관광 정책개발을 위한다’는 취지다.

의원 11명, 공무원 4명 등 15명이 사용하는 예산은 2천700여만원이다. ‘관광 정책개발’ 명분이라 울루와뚜 절벽사원과 우붓재래시장, 문화체험 등 대부분이 관광 프로그램으로 짜여져 있다.

두 상임위 모두 인권정책과 관광산업 등에 대한 정책방향 도출을 위한 해외연수라고 하지만 사상 초유의 최순실 국정농단에 따른 대통령 탄핵정국에다, 사상 최악의 AI사태가 겹친 상황에서 시기를 놓고 비판의 소리가 작지 않다.

더욱이 해외연수 코스가 상당수 여행지 방문과 견학 일정으로 짜여 있어 사실상 ‘외유성 연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도의회 관계자는 “이번 연수는 올해 초 일정을 확정했고, 의원 공무국외연수 심사위원회에서 결정됐다”며 “이번 연수를 통해 의원들의 자치역량을 높이고 도정에 반영할 정책을 발굴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고 해명했다.

한편 전남도의회는 지난해 10월에도 의원들이 제주도로 집단 연찬회를 떠나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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