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가 변했다. 교복을 입고 첫사랑의 설렘을 수줍게 전하던 이들은 이제 소녀의 모습을 벗어던지고 "너를 가르킨 순간 내 것이 될 것 같다"고 손가락을 튕기며 적극적으로 다가간다.

"멤버 엄지와 신비가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했어요. 이제 저희는 모두 성인이에요."

우연찮게도 '여자친구'는 모든 멤버가 성인인 된 시점에서 미니 4집 앨범 'THE AWAKENING'을 내놨다. 이 앨범 타이틀 'FINGERTIP'(핑거팁)은 이전 '여자친구'의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내세운다.

리더 소원(22·김소정)은 "이전에 저희가 '파워 청순' 콘셉트였다면, 이번에는 '파워 시크'가 적당한 표현 같다"면서 "저희 음악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 타이틀 '핑거팁'에서 '여자친구'는 교복 대신 제복을 입고 춤추고 노래한다. 청순하고 밝게 춤추는 데서 한 발 더 나아가 노련함을 더했다.

'여자친구'는 소녀에서 여인으로 나아간다. 팀의 막내 엄지(19·김예원)는 "청순을 버리지 않았어요. 다른 아이템을 꺼낸 거죠. 저희 창고에는 여전히 청순이 저장돼 있어요. 언제든 또 청순으로 무장할 수 있는 거죠."

변화가 의도된 건 아니라고 했다. 앨범 수록곡 중 가장 맘에 드는 노래를 타이틀로 정했고, 이 노래에 맞게 콘셉트를 정했다. 그러다보니 교복 대신 제복을 입었고, 염색한 적 없던 머리를 빨강과 노랑으로 물들였다.

"저희는 데뷔한지 이제 겨우 햇수로 3년차입니다. 딱 만 2년이 됐을 뿐이에요. 팬 여러분께 보여줘야할 모습이 너무나 많아요. 이번 '걸크러쉬' 이미지는 그중 하나에 불과해요."

2015년 1월 데뷔한 '여자친구'는 연달아 네 곡을 성공시켰다. '유리구슬'을 시작으로 '오늘부터 우리는' '시간을 달려서' '너 그리고 나'를 통해 이들은 지난해 무려 29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난해 결그룹 최다 수상자는 '여자친구'였다. 그러나 이들은 흔히 말하는 '여자친구'의 성공 공식 '파워 청순'을 과감히 내던지고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성적도 물론 중요하죠. 하지만 음악방송에서 1등을 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저희가 도전을 했고, 그렇게 무대를 꾸몄다는 겁니다. 이번 곡은 무대가 정말 중요해요. 무대 퍼포먼스를 보시면 이 선택을 이해하게 될겁니다."

'여자친구'의 이런 자신감은 이들의 성장 과정에서 나온다. 이들이 데뷔하자마자 인기를 얻은 그룹이 아니었다. 무명 기획사 출신 걸그룹으로서 이름을 알리는 데 고군분투하던 '여자친구'는 오직 실력과 성실함으로 그들의 가치를 키웠다.

데뷔 초, 비오는 야외 무대에서 8번 넘어지면서도 무대를 마무리하는 '여자친구'의 공연 모습에 사람들은 조금씩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메인 보컬 유주(20·최유나)는 "무대를 끝까지 완성하는 게 저희가 할 일"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엄지는 "모든 아이돌 그룹이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해요. 다만 저희는 저희가 해야 할 일을 빠짐 없이, 최선을 다해서 했어요. 그게 전부입니다"라고 했다.

이들의 새 앨범은 6일 정오 공개됐다. 반응은 갈린다. '여자친구'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다는 의견에서부터 변신이 의도적이어서 어색하게 느꺼진다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정작 '여자친구'는 담담하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다면 좋겠죠. 하지만 그건 불가능해요. 과거 저희 모습을 좋아했던 분들이 떠나더라도 저희의 새로운 모습이 좋아서 새롭게 팬이 되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모든 분을 납득시키는 노래를 하는 게 저희의 숙제겠죠."

'여자친구'는 그들의 롤모델로 그룹 '신화'를 꼽았다. '신화'는 국내 최장수 아이돌 그룹이다. "함께 오래하고 싶어요. 그게 가장 큰 바람입니다. 저희는 팬클럽이 커가는 모습을, '여자친구'를 응원해주는 분들이 늘어가는 걸 두 눈으로 봤어요. 그 성원을 통해 오래오래 하고 싶어요. 저흰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뉴시스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