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기상청이 전하는 날씨와 생활
“춘분(春分), 봄의 중심에 서다…”
<우종택 광주지방기상청 목포기상대장>
 

남부지방에서는 3월(음력 2월)을 ‘영등달’이라고도 하는데 음력 2월 1일에 하늘에서 영등할머니가 지상에 내려왔다가 20일에 다시 하늘로 올라간다는 이야기에서 유래됐다. 영등할머니가 지상으로 내려 올 때는 딸이나 며느리를 데리고 온다고 하며, 딸을 데리고 올 때는 옷이 바람에 날려 예쁘게 보이려고 바람을 불게하고, 며느리를 데리고 올 때는 비를 오게 해 며느리의 옷을 모두 젖게 만든다고 한다.

그래서 영등할머니가 며느리와 함께 올 때는 날씨가 궂고 비바람이 몰아쳐 농가에서는 큰 피해를 입게 되고 바다의 물결이 심해 어부들은 출어를 삼가며 일을 쉬기도 했다고 한다. 농촌이나 어촌에서는 풍재(風災)를 면하기 위해 영등할머니에게 고사를 지내는데 이 고사가 풍신제(風神祭)다. 풍신제는 ‘바람을 올린다’라는 뜻을 갖고 있는데, 제주도의 ‘영등제’나 전북 고창의 ‘영신당제’도 풍신제와 비슷한 풍습이다.

지난 17일(음력 2월 20일)은 영등할머니가 하늘로 올라가신 날이고, 23일은 24절기의 하나인 춘분이다. 춘분은 밤낮의 길이가 같은 날이며, 봄의 중앙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춘분 전후 7일간을 ‘봄의 피안’이라 해 불교에서는 극락왕생의 기간으로 본다. 춘분 기간에는 제비도 남쪽으로 날아오고, 우레소리가 들려오며 그해 첫 번개가 친다는 말이 있다. 춘분은 추분과 함께 태양이 지구의 적도 위에 있는 날인데, 춘분을 ‘중춘’ 또는 ‘중양’이라고 하는 것도 이것에서 비롯됐다.

한편 2월은 겨울의 농한기(農閑期)를 끝내고 농사를 준비하기 위해 바쁜 달이다. 봄이 시작하는 달이라고는 하나, 바람이 많이 불고 눈이 내리는 날도 있어 갑자기 겨울이 되돌아온 것 같은 날씨를 보이기도 한다. 이것은 봄이 찾아와 새 움이 트고 싹이 나며 꽃봉오리가 부풀어 오르니 풍신(風神)이 샘이 나서 꽃을 피우지 못하게 매서운 바람을 불게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때의 바람을 ‘꽃샘바람’이라고 부른다.

올해 3월에는 일시적으로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평년 보다 낮은 기온을 보일 때가 있겠으며, 4월은 남서쪽에서 접근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다소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온은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보이며,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봄이 오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낮과 밤의 기온 차가 크게 나타나는 시기에 건강관리에 유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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