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유권자들, 다시 한번 위대한 선택을…

광주·전남 유권자들, 다시 한번 위대한 선택을…

<오치남 남도일보 편집국장의 우다방 편지>
 

“뉴스 보고 바뀌고, TV토론 보고 또 바뀌고…. 하루에도 몇 번씩 누굴 찍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오는 5월 9일 치러질 제19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광주에 살고 있는 지인(知人)의 하소연이다. “행복한 고민이 아니냐”고 물었더니, “오히려 혼란스러워 불행한 고민에 가깝다”고 웃었다. 그리고 “혹시 누굴 찍을지 결정했냐”고 되물었다. “아직은…”. 필자도 여전히 고민중이다.

미국의 데이비드 거겐(DAVID GERGEN)은 ‘CEO 대통령의 7가지 리더십’(원제 Eyewitness to power : the essence of leadership Nixon to Clinton, 역자 서율택, 스테디북 출간)에서 7가지 교훈을 제시했다. 리더십은 안으로부터 시작된다. 정책목표를 명확하게 정해야 한다. 설득력의 힘을 발휘해야 한다. 국민, 의회, 언론과 협력해야 한다. 취임 즉시 정책추진에 돌입해야 한다. 유능하고 신중한 참모를 등용해야 한다. 과업 수행을 위해 주변 사람들을 고무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등이다.

리처드 닉슨부터 빌 클린턴까지 역대 미국 대통령들의 리더십을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닉슨, 포드, 레이건, 클린턴 대통령 시절 백악관에 근무하면서 본 4명의 대통령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한 뒤 성공적인 지도자가 되기 위한 7가지 리더십을 내놨다.

미국과 우리나라의 정치적 상황 등이 똑같지 않지만 대체적으로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다. 그리고 대통령으로 지녀야 할 덕목임에도 분명하다.

하지만 대선을 불과 2주일 앞둔 25일 현재 대선 후보들은 어떠한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후보들의 TV토론은 초등학교 반장선거 토론회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책은 아예 없다. 미래도 없다. 비전도 없다. 단지 상호 비방전만 판치고 있다. 과거 없는 현재가 있을 수 없지만 케케묵은 과거사에 매달려 한발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유권자를 봉으로 보고 있냐는 생각마저 들 경우도 많다. 이들에게 나라를 맡겨야 할지 걱정이 될 정도다.

전국을 누비며 유세전을 펼치고 있는 후보들이나 선거운동원들의 행태도 가관이다. 정책 제시보다는 상대 후보 헐뜯기에 혈안이 돼 있다. 유력 후보일수록 그 정도가 심하다. 자발적인 유권자보다는 동원된 유권자가 대다수를 차지하면서 대선후보 연설이라기보다는 당내 후보 경선 유세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서로 ‘전략적 요충지’라는 광주·전남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더 심하다는 표현이 옳을 것이다. 유력 후보일수록 비방전은 더욱 더 치열하다. 누구는 흠집이 너무 많기 때문에 내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만 주장한다. 자연스럽게 가짜뉴스가 양산되면서 유권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목소리를 높여 마치 간 쓸개 다 내줄 것처럼 유세를 하고 있으나 찬찬히 뜯어보면 알맹이가 없다.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필수적인 지역분권과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공약은 광주시정이나 전남도정 수준에 그치고 있다.

후보들의 이런 행태는 갈수록 ‘깜깜이 선거’로 만들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유권자들은 ‘여론조사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현실에서 거의 매일 쏟아지는 여론조사 결과만 보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어느 후보 지지도가 oo%다, 후보간의 격차가 xx%라는 보도만 접하고 있는 선거 정국이 한심스러울 뿐이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치러진 조기 선거라고 백번 양보해도 정도가 너무 심하다. 선거일이 가까워지면서 네거티브 전략은 극에 달하고 있다. 네거티브 전략이 표를 얻는데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할 지 모르지만 유권자들은 바보가 아니다. ‘가짜뉴스’를 곧이곧대로 믿는 유권자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여론조사 결과를 100% 믿는 유권자가 과연 얼마나 될지 의구심도 든다. 최근 국내 각종 선거나 미국 대선에서도 대다수 여론조사 결과가 맞지 않았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지 않은가.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특히 호남 유권자들은 각종 선거에서 ‘위대한 선택’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에도 ‘특정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뚜렷한 기준을 바탕으로 한표를 찍어야 한다. 앞으로 남은 토론이나 유세에서 비방전에 나서지 않고 올바른 정책과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후보를 골라야 할 것이다. 대통령으로 갖춰야할 덕목이 한두가지가 아니겠지만 정직과 신뢰를 최우선으로 ‘글로벌 코리아’를 이끌 선장을 뽑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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